경마 장외발매소 ‘실버보안관’ 질서 지킴이로 떴다

입력 2013-08-15 17: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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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덕분에 동네가 달라졌어요!”

광주광역시 장외발매소(일명 화상경마장)가 평균 65세 어르신들로 구성한 ‘실버 보안관’이 주민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실버 보안관’이 장외발매소 주변의 불법 주차계도와 동네 순찰활동을 맡으면서 ‘동네 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 장외발매소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정인례(60세)씨는 “주말마다 식당 앞에 불법 주차가 많아 불편했는데 ‘실버보안관’ 덕분에 동네 분위기가 바뀌었다”며 “불법주차와 흡연·음주자를 계도하고 골목 청소와 가정집에 고장 난 수도나 기계들도 고쳐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고 엄지를 치켜 올렸다.

광주 장외발매소가 있는 광주 동구 계림1동은 행정·상업 등 모든 면에서 중심지였으나 광주시청 이전 이후 도심공동화를 겪고 있는 곳이다. 젊은 층이 떠난 자리에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홀몸노인들을 비롯해 열악한 생활형편의 소외계층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다.

광주 장외발매소는 지역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삶의 질을 높이고 지사 주변 무질서 를 개선하기 위해 2009년부터 ‘실버 보안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광주지사에서 실버 보안관으로 활동하는 노인들은 20명. 경마가 열리는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10명씩 조를 지어 불법주정차 계도, 거리청소, 주변 어린이 보호구역과 우범지역 순찰 등을 한다.

실버 보안관의 일당은 7시간 근무에 6만 원. 원년부터 활동한 이광배(66세)씨는 “예전에는 경로당에 나가 그냥 시간을 보냈는데 보안관을 맡고 용돈도 벌고 지역을 위해 보람 있는 일을 있어 좋다”고 전했다.



이태섭 한국마사회 광주지사장은 “실버 보안관은 어르신들에게 일거리를 마련하고, 장외발매소 주변을 안전하고 깨끗하게 마련해 줄 수 있는 일석지조의 사업”이라면서 “지역에 오래 거주해 주민들과 친화력이 높아 질서 유지 효과가 크다. 깨끗하고 안전한 장외발매소를 위해 어르신들의 지식과 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일자리를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250억원의 지방세, 1억 3천만 원의 기부금을 지역사회에 환원해온 광주 장외발매소는 다양한 지역밀착형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지역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경영컨설팅 업체에 지사 주변 상인들을 위한 무료 컨설팅을 위탁하고 헬스장, 스크린골프, 세미나실 등을 갖춘 다목적 공간을 지사 1층에 마련해 지역 주민에게 무료 개방하고 있다. 지사의 방과후교실, 밴드교실, 요가교실 등 12개 문화센터 프로그램과 문화 공간울 이용한 주민은 지난 해에 2만8000여명에 달했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ajap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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