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호, SK 역대 최다 73승 올리고 NC 이적
배영수는 김시진 넘어 팀 최다승 투수 등극
송진우, 한 팀서 21년 뛰며 국내 유일 200승
‘완투의 전설’ 윤학길…‘마지막 20승’ 정민태
삼성 배영수는 얼마 전 구단 역사상 최다승 투수가 됐다. 8일 대구 한화전에서 개인통산 112승째를 거두며 삼성 프랜차이즈 최다승 투수로 우뚝 섰다. 김시진(롯데 감독)이 삼성 유니폼을 입고 거둔 111승을 뛰어넘은 것이다. 김시진은 개인통산 124승을 올렸지만, 마지막 13승은 롯데에서 챙겼다. 팀별 최다승 투수 가운데선 송진우(한화 코치)가 단연 으뜸이다. 1989년 빙그레에 입단해 210승을 기록했다. 한 팀에서만 21년을 뛰며 쌓아올린 그의 기록은 쉽사리 깨지지 않을 전망이다. 팬들의 가슴속에 영원히 남아있을 각 팀의 프랜차이즈 최다승 투수를 만나보자.
● 한화 송진우 210승
송진우는 한국프로야구 유일의 200승 투수다. 1989년 프로에 데뷔해 21년을 한 팀에서만 활약했다. 개인통산 210승을 올렸고, 3003이닝을 던지면서 2048삼진을 잡았다. 개인통산 200승과 2000탈삼진, 3000이닝은 모두 국내서 하나뿐인 기록이다. 그는 또 200승과 100세이브를 함께 달성한 유일한 투수이기도 하다. 1992년 다승왕에 올랐고, 1990년과 1992년 2차례에 걸쳐 구원왕을 차지했다. 다승왕은 단 한 차례에 불과했지만, 21년 동안 한 팀에서 꾸준하게 던졌다. 개인 시즌 최다승은 1992년의 19승이다. 한화의 프랜차이즈 최다승 2위는 161승으로 한국프로야구 역대 최다승 2위에 올라있는 정민철(한화 코치)이다. 그 다음으로 한용덕(120승), 이상군(100승)까지 4명의 100승 투수를 배출했다. LA 다저스 류현진은 한화에서 7년간 98승을 올렸다.
● KIA 이강철 151승
이강철은 해태와 KIA에서 151승을 올렸다. 개인통산 152승을 기록했지만, 1승은 삼성 유니폼을 입고 따냈다. 이강철은 해태에 입단한 1989년부터 10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따냈다. 10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는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특히 첫해부터 4년 동안은 매년 15승 이상을 챙겼고, 5차례나 해태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이강철은 역대 최고의 언더핸드 투수다. 그의 커브는 지금도 최고의 구종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다. 개인타이틀과는 인연이 없었다. 1995년 탈삼진왕이 유일했다. 이강철 다음으로 선동열(KIA 감독)이 146승을 기록했다, 조계현(LG 코치)이 108승, 이대진(한화 코치)이 100승으로 프랜차이즈 100승 투수가 한화와 같은 4명이다.
● LG 김용수 126승
소방수로 더 친근한 김용수가 126승으로 LG 역대 최다승 투수다. 1985년 MBC에 입단한 그는 2000년 LG에서 은퇴할 때까지 16년을 한 팀에서 뛰었다.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126승227세이브를 기록했다. 5차례나 두 자릿수 승리를 따냈고, 1998년에는 18승으로 다승왕에 등극했다. 그는 100승-200세이브를 기록한 유일한 투수다. 또 LG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1990년과 1994년 모두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다. 김용수와 함께 LG의 2차례 한국시리즈 우승 주역이었던 정삼흠이 106승으로 2위, 김태원이 85승으로 3위다. 1994년 18승, 1995년 20승으로 2년 연속 다승왕을 거머쥔 이상훈은 LG에서 75승을 남겼다.
● 현대 정민태 124승
정민태(롯데 코치)가 현대의 최다승 투수다. 1992년 태평양에 입단해 태평양과 현대에서 124승을 거뒀다. 정민태는 국내투수로는 마지막 20승 투수다. 1999년 20승으로 다승왕을 차지했다. 2007년 리오스(두산)가 22승을 올렸지만, 국내투수 중에선 정민태 이후 아직 20승 투수가 나오지 않고 있다. 정민태는 철완이었다. 1996년부터 5년 연속 200이닝 이상을 던졌다. 5년 연속 200이닝을 던진 투수는 프로야구 역사를 통틀어 정민태와 최동원뿐이다. 정민태는 3차례나 다승왕에 올랐고, 4차례나 현대를 한국시리즈 챔피언으로 이끌었다. 1998년과 2003년 우승 때는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했다. 현대의 최다승 2위는 102승을 올린 김수경(넥센 코치)이다.
● 롯데 윤학길 117승
‘고독한 황태자’ 윤학길이 롯데의 최다승 투수다. 1986년부터 12년 동안 117승을 올렸다. 윤학길은 ‘완투의 대명사’다. 12년간 100경기에서 완투했다. 그가 기록한 완투 100회와 완투승 74회는 가장 깨지기 힘든 기록 중 하나다. 롯데의 2번째 100승 투수는 손민한(NC)이다. 2001년과 2005년 2차례 다승왕이 됐고, 롯데에서만 103승을 올렸다. ‘롯데의 전설’ 최동원은 96승을 기록했다. 개인통산 103승을 거뒀지만 7승은 삼성 유니폼을 입고 따냈다. 그러나 그 어떤 투수보다 그는 강렬했다. 롯데에서 뛴 6년 동안 96승을 올렸고, 6년간 무려 1293이닝을 던졌다. 현역선수 가운데는 75승을 기록 중인 장원준(경찰청)이 롯데 프랜차이즈 최다승을 노려볼 만하다.
● 삼성 배영수 112승
배영수는 2007년 오른쪽 팔꿈치 인대접합수술 후 위기를 맞았다. 2008년 9승으로 재기에 성공하는 듯했지만, 2009년 1승12패라는 참담한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무너지지 않았다. 지난해 6년 만에 10승을 올리더니 올해 2년 연속 10승과 함께 삼성 프랜차이즈 최다승 투수로 올라섰다. 삼성의 프랜차이즈 100승 투수는 배영수와 김시진뿐이다. 삼성에서 역대 3번째로 많은 승리를 따낸 투수는 성준(SK 코치)으로 96승이다. 김상엽(NC 코치)이 78승, 전병호(삼성 코치)가 75승을 올렸다. 현역 선수 중에선 윤성환이 65승으로 배영수 다음이다.
● 두산 장호연 109승
장호연은 1983년 프로데뷔전에서 MBC를 상대로 완봉승을 거뒀다. 그는 1995년 은퇴할 때까지 OB에서만 13년을 뛰었고, 통산 109승을 쌓았다. 장호연은 타자와의 수싸움이 매우 뛰어난 투수였다. 타이밍을 빼앗는 능력이 좋았고, 변화구의 제구력이 탁월했다. 완투능력도 대단했다. 109승 가운데 절반이 넘는 56승을 완투승으로 장식했다. 개인통산 완투 79회는 역대 3위다. 두산의 프랜차이즈 100승 투수는 장호연뿐이다. 김상진(SK 코치)과 박명환이 그 다음으로 각각 88승을 기록했다.
● SK 이승호 73승
이승호(NC)는 SK가 배출한 최초의 신인왕이다. SK 창단 첫 해인 2000년 10승을 올리며 신인왕이 됐다. 2004년에는 15승으로 개인 최다승을 기록했다. 현역 선수 가운데는 김광현이 68승을 기록 중이다. 이승호를 뛰어넘어 SK 역사상 최초로 100승 투수가 될 확률이 높다.
● 쌍방울 김원형 68승
쌍방울은 1991년 창단해 1999년까지 9년을 전북 연고로 뛰었다. 쌍방울의 최다승은 김원형(SK 코치)이 기록한 68승이다. 창단 첫 해부터 해체될 때까지 쌍방울에서 활약했다. 개인통산 134승을 올린 김원형은 쌍방울이 해체된 이후 SK에서 나머지 66승을 거뒀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