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 동아닷컴DB
1. 자국 리그서 데뷔 첫 해 다관왕 맹활약
2. ‘검증 안된 투수’ 편견 깨고 빅리그 안착
3. 한일 프로야구 개척자, ML직행길 터줘
‘코리안 몬스터’는 ‘제2의 노모 히데오’일까?
LA 다저스 류현진(26)은 14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홈경기에서 7이닝 1실점의 호투로 시즌 12승째(3패)를 수확했다. 당초 류현진이 목표로 삼았던 ‘두 자릿수 승리+2점대 방어율’은 더 이상 성에 차지 않는 수치다. 이제는 ‘메이저리그 신인왕’이 현실적 목표가 됐다. 류현진은 더 나아가 일본인 투수 노모 히데오(45·은퇴)에 이어 동양인 2번째로 ‘자국리그 신인왕·MVP(최우수선수)+메이저리그 신인왕’ 등극에 다가서고 있다.
● 신인 때부터 최고였던 류현진-노모
류현진의 신인왕 등극은 더 이상 뜬구름 잡기가 아니다. 류현진은 셸비 밀러(세인트루이스), 호세 페르난데스(마이애미), 야시엘 푸이그(다저스)와 함께 강력한 내셔널리그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류현진이 현 페이스를 유지해 신인왕을 거머쥔다면, 메이저리그 최초의 ‘한국인 신인왕’이 되는 동시에 한국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에서 모두 신인왕을 거머쥐는 영광도 누리게 된다.
기록 면에서 류현진은 노모와 많이 닮아있다. 2006년 한화에서 데뷔한 류현진은 첫 해부터 18승(6패1세이브), 방어율 2.23, 204탈삼진으로 투수 3관왕에 올랐다. 신인왕을 넘어 MVP까지 석권했다.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신인왕-MVP 동시 수상은 류현진이 유일하다. ‘괴물’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것도 바로 이 때다. 노모의 일본프로야구 데뷔도 화려했다. 노모는 1990년 긴데쓰에 입단해 18승(8패), 방어율 2.91, 287탈삼진으로 투수 4관왕과 함께 신인왕-MVP를 동시에 수상했다. 노모도 첫 해부터 일본 최고 투수로 떠올랐다.
● 한·일 프로야구의 개척자
데뷔 첫 해부터 일본리그 최고 투수로 등극한 노모는 1995년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그의 나이는 26세. 올해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류현진의 나이도 26세다. 당시만 해도 일본프로야구는 메이저리그에서 검증되지 않은 리그였다. 낯선 일본인투수에게 우려가 뒤따랐다. 그러나 노모는 우려를 깨고 첫 해부터 13승6패, 방어율 2.54의 인상적 기록을 남겼다. 여기에 상체를 틀어 던지는 다이내믹한 투구폼까지 화제가 되면서 ‘토네이도 열풍’을 일으켰다. 내셔널리그 신인왕도 노모의 차지였다. 노모의 성공 이후 스즈키 이치로(뉴욕 양키스), 마쓰자카 다이스케(클리블랜드), 다르빗슈 유(텍사스) 등 일본프로야구 간판스타들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봇물을 이뤘다.
류현진은 한국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첫 번째 선수다. 류현진이 첫 해부터 성공가도를 달리면서 자연스레 오승환(삼성), 윤석민(KIA) 등 한국프로야구선수들에 대한 메이저리그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류현진의 내셔널리그 신인왕 등극은 이 같은 흐름에 화룡점정이 될 수 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