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아우라픽처스
영화평론가협회는 8일 “상영 중인 영화가 정치적인 이유로 스크린에서 철수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직면해 깊은 자괴감과 비통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며 “과연 우리가 21세기에 살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영화평론가협회는 ‘천안함 프로젝트’가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12세 관람가 등급을 받은 것과 앞서 해군과 사고 피해 유가족 등이 제기한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된 사실을 짚었다.
그러면서 “이윤을 추구하는 극장이 영등위와 법원 등 국가적 기구가 인정한 영화에 대해 단지 어느 단체의 위협을 핑계 삼아 상영을 중단한 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누구도 법 위에 군림할 수는 없다”며 “언론, 출판, 영상물에 사익과 국익에 대한 심각한 훼손이 있다면 법과 여론에 그 책임을 물으면 된다. 게시와 상영 등 표현의 자유를 차단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메가박스는 ‘천안함 프로젝트’의 개봉 3일째인 7일부터 이 영화의 상영을 중단했다. “일부 단체의 강한 항의 및 시위에 대한 예고로 관람객과의 현장 충돌이 예상된다”는 게 상영 중단의 이유다.
영화평론가협회는 “보수단체의 항의가 예상된다면 경찰에 수사와 보호 조치를 의뢰한 뒤 당당히 영업을 하면 되지 않느냐”며 특정 영화의 상영을 모두 중단한 건 “대기업이나 정치권, 정부 당국으로부터 모종의 메시지가 흘러들어간 건 아닌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천안함 프로젝트’는 2010년 3월 서해상에서 일어난 해군 초계함 천안함의 침몰 사건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다. 5일 개봉한 뒤 7일까지 4282명의 관객을 모았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