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 ‘꿈의 무대’서 150km 꽂았다

입력 2013-09-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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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컵스 임창용. 사진|시카고 컵스 홍보팀

■ 14번째 코리안 빅리거 감격 데뷔전

컵스 데뷔 선수 중 2번째 고령인 37세
밀워키전 세 타자 상대로 1안타 1볼넷
1사 1·2루 위기서 병살타 유도 무실점


‘미스터 제로’ 임창용(37·시카고 컵스)이 마침내 감격적인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임창용은 8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밀워키와의 홈경기에서 마운드에 올라 한국인으로는 14번째로 빅리그 신고식을 치렀다. 1995년 해태에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한 뒤 2008년부터 일본 야쿠르트에서 활약한 그는 프로 19년째인 올해 그토록 갈망하던 ‘꿈의 무대’를 밟았다. 이상훈∼구대성에 이어 한국∼일본을 거쳐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3번째 한국인인 그는 미국∼일본∼한국에서 뛴 박찬호까지 포함하면 한·미·일 1군에서 모두 활약한 4번째 한국인이 된다.


● 0.2이닝 1안타 1볼넷 무실점

임창용이 마운드에 오른 것은 3-4로 뒤진 7회초. 컵스 벤치는 1사 후 누상에 주자가 없는 상태에서 임창용을 투입했다. 첫 타자는 숀 할턴. 초구는 임창용이 이미 공언했듯, 시속 91마일(146km)의 직구였다. 그러나 스트라이크존에서 약간 벗어났다. 8구까지 가는 긴 승부. 임창용은 결국 풀카운트 접전 끝에 첫 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두 번째 타자는 야쿠르트 시절 팀 동료였던 아오키 노리치카. 임창용은 좌전안타를 얻어맞았다. 1사 1·2루 위기. 등판하자마자 볼넷과 안타를 맞으며 위기에 몰린 임창용은 다행히 후속타자 진 세구라를 유격수 병살타로 유도해 이닝을 마무리했다. 0.2이닝 무실점. 총 14개의 볼 중 단 1개(체인지업)를 뺀 13구가 직구였고, 최고 구속은 93마일(150km)을 찍었다.


● 루키, 첫 등판에서 소득을 얻다!

임창용은 할턴에게 초구를 던진 뒤 타자의 항의를 접한 구심의 지적을 받았다. 마운드 위에서 손가락에 침을 바르는 장면이 부정투구 의혹을 살 수 있기 때문이었다. 바르고 곧바로 유니폼에 닦으면 문제가 되지 않는데, 이 행위는 마운드 위에서 행해져선 안 된다. 구심의 지적을 받은 임창용은 다소 흔들리는 듯한 모습이었고, 결국 볼넷을 내주고 말았다. 임창용은 경기 후 “하나 배웠다”고 고백했다.

지난해 12월 컵스와 2년간 최대 500만달러(약 54억원)에 스플릿 계약을 맺고 미국무대에 진출한 임창용은 팔꿈치 재활을 마친 뒤 루키리그부터 트리플A까지 초고속으로 승격했고, 마침내 8일 역사적인 무대에 섰다. 37세 3개월 4일의 임창용은 1901년 이후 컵스 유니폼을 입고 데뷔한 ‘2번째’ 고령 선수. 컵스의 데일 스웨임 감독은 밀워키전이 3-5 패배로 끝난 뒤 “임창용의 데뷔는 오늘 하루 가장 중요한 스토리”라며 축하해주면서도 “컨트롤이 많이 안 좋았다”고 지적했다. 임창용이 던진 14구 중 절반인 7개가 볼이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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