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후임 손진영을 ‘구멍 사수’로서 이끈 심재빈 상병. 사진출처|MBC 방송화면 캡처
■ 손진영 정든 전우에게 보낸다…
이별의 순간에는 항상 눈물이 따랐지만 아쉬움이 크면 클수록 쌓여가는 추억은 커져만 갔다. 추위는 서로의 체온으로 이겨냈고 뙤약볕은 등목 한 번으로 피로까지 날려버렸다. 봉지에 밥과 반찬을 한 데 섞어도 ‘꿀맛’이었다. 이 모든 것이 전우애였기에 가능했다. 군에 대한 색다른 재미와 인식을 안겨준 ‘진짜 사나이들’(MBC)의 손진영이 정든 ‘전우’에게 편지를 썼다.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며 쌓은 우정 가득한 편지는 따스함으로 가득하다.
첫 만남 무서웠는데 알고보니 허당
어이 구멍! 넌 나의 영원한 사수야
‘구멍’ 부사수 손진영이 ‘구멍’ 사수 심재빈에게!
첫머리가 너무 거창한가? 재빈아! 이렇게 이름을 부르는 게 너무 행복하고 감격스럽다.
문득 첫 만남이 생각나네. 난 네가 너무 무서웠어. 매서운 눈빛 덕분(?)이었지. 하지만 너도 나와 같은 ‘구멍’이었어. 하하! 훈련 때 마지막까지 함께 얼차려를 받았잖아. 선착순에 들려고 우리가 훈련장을 얼마나 뛰었냐?
내게 다가와 “괜찮으냐”고 묻던 너. 서로 ‘구멍’으로 많은 얼차려를 받았지만 재빈이가 있었기에 버티고 이겨낼 수 있었어. 당시에는 힘들었지만 생각해보니 모든 게 추억이다. 너도 그렇지?
군 생활하면서 우리가 주고받았던 “수고하셨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는 인사가 지금 생각해보니 참 많은 의미를 주는 것 같아. 정말 상대방을 진심으로 배려하는 말이라는 생각이 드네.
방송으로 만난 인연이지만 끝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이 형이 책임지고 노력할게. 내가 계속 형이라고 한다고 또 ‘군 기강’ 운운할 거냐? 여기는 사회다. 하하! 아 참, 그리고 휴가 나온 널 볼 수 있어서 너무 기뻤어. 앞으로 언제든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구나. 사랑한다. 재빈아. 내 ‘구멍’ 사수이자 아우 심재빈. 이건 추신(PS)! 야! 이 구멍아! 넌 내 영원한 사수야!
손진영이 심 상병에게 직접 쓴 손편지.
● 심재빈 상병은 3포병여단 화룡대대에서 활약한 손진영의 사수. “군기를 잃지 말라”고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하면서도 걸그룹에 관한 한 만물박사. 손진영과 짝을 이뤄 뛰어난 예능감을 발휘했던 주인공.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