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월드컵, 여름?겨울?

입력 2013-09-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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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IFA, 2022월드컵 겨울 개최 안건 상정

유치 경쟁국들 “겨울 개최 불가” FIFA 압박


2022카타르월드컵이 사면초가다. 월드컵 시기인 6∼7월, 섭씨 50도를 웃도는 기후 조건 때문에 유럽을 중심으로 겨울로 대회를 앞당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심지어 대회 개최권 박탈 주장도 나온다.

막대한 ‘오일 달러’로 무장, 경기장 에어컨 설치 등을 내세워 카타르는 “여름 개최가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줄곧 동조해오던 국제축구연맹(FIFA) 제프 블래터 회장이 최근 외신을 통해 “(카타르월드컵은) 실수였을지 모른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가속화됐다. 결국 FIFA는 10월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릴 집행위원회를 통해 겨울 대회로의 시기 변경 안건을 정식 상정키로 했다.


● 카타르 유치 경쟁국 한목소리 “겨울 개최 불가”

2022년 월드컵 시기 조정은 진작 논의됐어야 했다. 카타르의 여름은 굉장히 혹독하다. 한국 축구도 이를 경험했다. 2011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은 1월 열렸다. 당시 선선한 가을 날씨에 가까웠다. 한낮은 뜨거웠지만 경기 시점은 쾌적했다. 반면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차전을 치른 작년 6월은 현지시간 오후 7시15분 킥오프 됐음에도 섭씨 40도(AFC 공식 기록)였다.

사실 겨울 월드컵은 FIFA와 카타르, 유럽만의 문제가 아니다. 당장 동계올림픽과 시기가 겹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즉각 “동계올림픽에 영향을 줘선 안 된다”며 FIFA를 압박한 것도 그래서다. 아직 2022동계올림픽 개최지는 선정되지 않았지만 하계올림픽도 아닌, 동계 대회가 월드컵에 밀려 흥행에 어려움을 겪으리라는 건 자명하다.

걸림돌은 또 있다. 카타르와 함께 ‘여름 월드컵’을 놓고 경쟁한 국가들이다. 프랭크 로위 호주축구협회장은 최근 “겨울 월드컵이 되면 여름 월드컵 유치에 나선 국가들에 FIFA가 손해 배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도 지난 달 “겨울 개최가 타당한지, 시기 변경은 가능한지 확인해야 한다. 재투표 가능성이 있다면 생각해볼 문제”라며 재도전 의사를 밝혔다.

물론 한국도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도 10월 집행위에 참석한다. 축구협회 고위 관계자는 “워낙 민감해 섣불리 움직일 수 없다”면서도 “겨울 개최는 월드컵 유치 도전 때 고려하지 못한 부분이라 그냥 지켜볼 수만은 없지 않겠느냐. 다양한 대책을 강구 하겠다”는 입장이다. 단, 12월 브라질 FIFA 총회에서 결정될 2016년 총회와 2017년 U-20월드컵 개최를 추진하는 만큼 국제 축구계의 흐름에 역행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일단 FIFA는 “손해 배상도, 재투표도 없다”고 밝혔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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