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연 “나를 깨운 ‘투윅스’…이제 다시 태어났다”

입력 2013-10-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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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윅스’로 20년 연기인생에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는 김소연은 “‘투윅스’ 이후 나는 달라져야만 하고, 달라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드라마 ‘투윅스’ 종영 후…
연기생활 20년 돌아보다

캐릭터에 대한 반성과 자책
투윅스, 날 부끄럽게 만든 作
아침 일찍 일어나 날 채찍질


“연기경력도 숫자에 불과했다.”

작품 하나가 한 연기자를 다시 태어나게 했다. “특별했고, 앞으로도 특별할 것”이라는 김소연(33)은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투윅스’를 마친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1994년 청소년 드라마 ‘공룡선생’을 통해 연기를 시작해 20년이란 세월을 연기자로 보낸 그는 ‘투윅스’ 이후 자신의 모습이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 기대는 허황된 꿈은 아닌 것처럼 보였다. 당장 내일부터 자신이 어떻게 변해야할지 확실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투윅스’는 김소연에게 어려운 존재였다. ‘검사 프린세스’ 이후 3년 만에 다시 만난 소현경 작가에게 “다시 불러주셨으니, 정말 열심히 하겠다”고 했지만, 처음엔 의욕만 앞서 “손발이 오그라들” 때가 많았다. 상대역인 류수영에 화내는 장면, 분에 못 이겨 소리를 지르는 장면 등이 20년 연기경력의 김소연을 창피하게 만들기도 했다고 한다.

“모니터링 할 때도 그 장면은 안 봤다. 지금도 못 보겠더라.(웃음) 이제 와서 이런 얘기를 하는 게 부끄러운데 20년이란 것은 숫자에 불과하다. 더 나은 배우가 되기 위해 제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지를 알려준 작품이다.”

‘투윅스’의 박재경을 연기하는데 있어 김소연은 2009년 북한 공작원으로 출연했던 ‘아이리스’에서 선보인 액션과 쇼트커트 헤어스타일의 보이시한 모습이 닮아있어, 두 캐릭터의 차이를 두기 위해 자신과의 싸움을 벌였다.

“목소리가 원래 하이 톤인데, 너무 낮추면 ‘아이리스’와 비슷해질 것 같고, 원래 내 목소리로 하자니 박재경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대사 하나도 계속 반복하며 박재경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었다. 구두가 아닌 운동화, 몸매가 드러나지 않는 옷, 백팩 등 스타일 면에서도 변화를 줬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김소연은 “공부하지 않는 이상은 어떤 것도 승부를 볼 수 없다”는 것을 절감했다. 머리로는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몸이 반응한 것은 ‘아이리스’ 출연 이후다.

“‘이러면 안돼’라는 자책과 반성은 있었지만 제 자신을 제대로 깨우치지 못했다. ‘아이리스’ 이후부터 연기 자체를 즐기게 됐다. 힘들 때는 징징거리기도 하지만, 이런 삶을 살 기회가 또 올까. 아마 한 번으로 끝날 것이다.”

지금은 다시 오지 않는 순간이기에, 김소연은 “이때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역은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이다. 과거 김소연은 ‘원톱’ 주인공이 아니면 거절했다. 그래서 놓친 ‘대박’ 작품도 여럿이다. 그렇지만 후회는 없다고 했다. 대신 똑같은 실수를 두 번 다시는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나이 먹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서른 때부터 있었지만, 조민기 선배로부터 ‘앞으로의 김소연이 더 잘 될 것’이란 메시지를 받고, 나이 먹는 것을 기대하게 됐다. 앞으로 제가 어떻게 하면 될지, 목표를 만들어준 칭찬이었다.”

‘투윅스’가 ‘연기자 김소연’을 바꿔놓더니, ‘인간 김소연’도 달라지게 만들었다. 작품이 끝나면 집에 틀어박혀 웹툰을 보면서 휴식을 취했지만, 지금은 집밖으로 나가려는 마음이 생겼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약속이 없는 게 좋았는데, 이제부터라도 사람도 많이 만나고 활기차게 다녀야겠다. 나를 만들어가는 데 있어 나태해지지 말아야겠다.”

다음 작품에서 어떤 인물을 연기할지 궁금하다는 김소연. 캐릭터에 따라 평소 스타일도 바뀐다며 “요 몇 달 동안은 운동화가 예뻐 보일 것 같다. 조만간 구두가 예뻐 보일 때가 오겠죠?”라며 미소를 지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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