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PS 특강] 두산 마운드 체력 고갈 ‘상처뿐인 영광’…LG는 웃는다

‘미러클 두산’, ‘이원석 매직’의 순간. 두산 이원석(앞쪽 오른쪽 끝)이 14일 목동에서 열린 준PO 5차전에서 0-0으로 맞선 4회초 1사 1·2루서 넥센 선발 나이트를 상대로 리버스 스윕을 예고하는 선제 결승 좌월3점홈런을 날리고 1루로 달려가고 있다. 덕아웃의 두산 선수들도 함께 환호하고 있다. 목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유희관 환상투·박병호 홈런쇼 드라마
두산 니퍼트 9회말 실투로 힘든 경기
넥센, 특유의 공격야구 실종이 패인

준플레이오프(준PO)는 5차전 내내 숨 막히는 승부였다. 5차전은 두산 유희관의 호투와 넥센 박병호의 극적인 동점홈런이 팬들을 사로잡았다. 유희관은 준PO 2경기 모두 만점피칭을 했고, 박병호는 9회말 극적인 동점홈런을 때렸다. 준PO는 시작 전부터 ‘홈런왕 박병호를 두산이 막느냐, 막지 못하느냐?’의 시리즈였다.

1·2차전에서 박병호를 막지 못한 두산은 연거푸 끝내기 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3·4전에서 박병호 공략에 성공하며 2연승을 거뒀고 5차전에서도 유희관이 박병호를 세 타석 모두 범타로 잡았다. 그러나 승리를 눈앞에 둔 9회말 2사 1·2루에서 두산은 마지막 타자 박병호를 막지 못했다. 볼카운트 2-0에서 높은 직구를 던져 동점홈런을 맞았다.


● 니퍼트 통한의 실투로 5차전도 연장혈투!

9회말 2사 1·2루에서 박병호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볼카운트 2B-0S. 니퍼트는 빠른 공을 던졌고, 박병호는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통한의 실투였다. 좀더 낮게 공을 던져야 했고, 볼넷으로 내주더라도 어렵게 갔어야했다. 극적인 리버스 스윕으로 플레이오프행을 눈앞에 뒀던 두산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니퍼트도, 최재훈도, 두산의 덕아웃도, 그 순간 좀더 확실한 선택을 하지 못했다.


● 넥센, 믿었던 타선 부진 때문에…

3차전이 두고두고 아쉽다. 3-3 동점이던 11회초 무사 3루에서 득점했다면 시리즈가 3차전에서 끝날 뻔했다. 타선의 침묵은 타자들의 경험부족도 작용했다. 3차전부터 5차전 9회까지 32이닝 동안 넥센은 단 3이닝에서만 득점을 했다. 4차전 1회 이후 16연속이닝 무득점이었다. 박병호가 막히고 강정호가 부진했을 때 다른 공력루트가 살아나지 못했다. 박병호의 9회말 극적인 동점홈런이 터졌지만 넥센 특유의 공격야구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 유희관의 빛나는 호투와 최재훈의 맹활약!

유희관은 5차전에서 7회까지 노히트 노런 행진을 벌였다. 8회 선두타자 김민성에게 첫 안타를 맞았다. 유희관은 올 시즌 두산에 구세주처럼 등장한 투수다. 5월부터 선발진에 합류해 무너진 두산을 구했다. 25년 만에 나타난 두산의 왼손 10승 투수다. 생애 첫 포스트시즌에서도 놀라운 피칭을 했다. 2경기에 선발로 나가 14.1이닝 1실점, 방어율 0.63으로 호투했다. 유희관과 배터리를 이룬 최재훈의 활약도 빛이 났다. 2차전부터 선발로 출장한 최재훈은 강력한 도루저지 능력이 일품이다. 2루를 노린 7명의 주자 가운데 5명을 잡았다.


● 선발투수의 불펜투입, 결국 LG만 좋은 일!

넥센은 2차전 선발투수 밴 헤켄이 4차전에 구원으로 투입됐고, 3차전 선발투수 오재영은 5차전에서 구원으로 등판했다. 두산은 1차전 선발투수 니퍼트를 4차전과 5차전에 연속 마무리로 투입했다.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밴 헤켄은 패전투수가 됐고, 니퍼트는 5차전에서 통한의 동점홈런을 맞았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던지는 선발투수들은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다. 결국 플레이오프에서 기다리는 LG만 좋은 일이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