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수첩] 김보경, A매치 2연전 후유증은 없었다

입력 2013-10-21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김보경. 스포츠동아DB

교체 3분만에 날카로운 문전 왼발슛
선방에 막혔지만 팀 공격력 끌어올려

카디프시티와 첼시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가 열린 20일(한국시간) 런던 스탬포드 브릿지. 전광판 스코어가 1-1을 가리킨 가운데 후반 11분 원정팀인 카디프시티의 말키 맥케이 감독이 누군가를 급히 찾기 시작했다. 벤치에서 호출을 기다리던 김보경이었다.

코치로부터 한참 작전 지시를 전달받은 김보경이 터치라인에 서서 몸을 풀자 원정 응원석에서는 기립박수와 함께 ‘김보경 응원가’가 흘러나왔다. 맥케이 감독은 벤치로 불러들인 게리 메델이 나올 때까지 아예 김보경의 어깨를 감싸 안고 등을 쓰다듬으며 애제자를 격려했다.

실제로 김보경은 아주 돋보였다. 최근 A매치 2연전에 출격한 후유증은 전혀 없었다. 투입 3분 만에 아크 정면에서 슛을 시도한 그는 후반 29분 첼시 수비수를 따돌린 뒤 문전 왼쪽을 파고들며 통렬한 왼발 슛을 날렸다. 손을 쭉 뻗어 공을 옆으로 흘려보낸 첼시의 골키퍼 페트르 체흐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거의 득점과 다름없는 장면이었다. 그 순간 영국 내 최고 인기를 자랑하는 BBC의 매치 오브 더 데이는 “브라질전 등 A매치를 위해 지구 반대편까지 이동했던 김보경은 후반 들어 팀 공격력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며 극찬했다. 이날 첼시는 공식 책자를 통해 “올림픽 동메달리스트로 날카로운 패싱 감각과 골 감각을 가진 성실한 선수”라고 김보경을 소개했는데, 이를 몸소 증명한 셈이다.

그러나 실력 차는 컸다. 객관적인 전력상 상대가 되지 않은데다 외로운 싸움을 전개하는 김보경의 능력만 믿고 카디프시티의 드라마를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전반 10분 조던 머치의 첫 골로 리드한 카디프시티는 아자르(2골), 오스카, 에투(이상 1골)에 내리 실점해 1-4로 크게 졌다.

런던(영국)|허유미 통신원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