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오현택. 스포츠동아DB
두산 오현택(28)은 2군 선수였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을 것이라고는 상상해본 적도 없다. 사실 포스트시즌도 먼 얘기였다. 2009년, 2010년 짧게나마 1군 무대를 밟아봤지만 1군에서 필승조가 돼 공을 던질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못했다.
손에 쥔 것이라곤 야구공밖에는 없었던 오현택이 할 수 있었던 것은 구슬땀을 흘리며 기회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것이었다. 묵묵히 자신의 옆을 지켜준 아내와 아들(민준)에게 자랑스러운 남편과 아빠가 되기 위해 쉬지 않고 뛰었다.
기다림은 길었지만 돌아온 열매는 크고 달았다. 오현택은 2013년 유니폼을 입고 해보고 싶었던 꿈을 한꺼번에 모두 이루고 있다. 1군 엔트리에 들었고, 필승계투로서 동료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마운드에 올라 차곡차곡 홀드와 세이브를 쌓았다. 야구선수라면 꼭 한 번은 가보고 싶다는 올스타전에도 초대됐고, 우수투수상까지 수상했다. 생애 첫 포스트시즌이었던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준PO) 3차전에선 감격스러운 승리투수의 영광도 누렸다.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LG와의 PO를 거쳐 대망의 한국시리즈 무대도 밟는다. 그는 한국시리즈 진출이 확정된 뒤 “올해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것을 한 가지만 빼놓고 다 해봤다. 이제 우승만 남았다. 우승만 하면 여한이 없을 것 같다”며 웃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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