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 “6번 이승엽은 KS 시한폭탄”

입력 2013-10-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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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역대 최초 3년 연속 페넌트레이스-한국시리즈 통합우승 달성 여부는 이승엽의 손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6번 타순으로 이동한 그의 방망이가 폭발하느냐, 불발되느냐에 따라 올해 한국시리즈의 향방이 좌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큰 경기에 강했던 이승엽이 다시 한 번 한국시리즈의 영웅이 될 수 있을까.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삼성 류중일 감독, 키플레이어 지목

올해 부진했지만 작년 KS MVP
결정적 순간에 쏘는 최고 승부사
그의 손에 가을의 운명이 갈린


한국시리즈(KS)를 하루 앞둔 24일 대구시민체육관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화두가 된 선수 중 한 명은 삼성 이승엽(37)이었다. 이날 미디어데이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양 팀 모두 이승엽의 존재감을 비중 있게 언급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팀 내 키플레이어로 “이승엽과 정병곤”을 꼽으면서 이승엽에 대해 “(정규)시즌 때 3번 혹은 4번을 치다가 이번에 6번으로 들어가는데, 늘 말씀드리지만 6번은 폭탄 타순이다. 이승엽이 얼마나 해주느냐에 따라 시리즈가 길게 가느냐, 짧게 가느냐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대팀인 두산도 이승엽이라는 존재에 대해 경계심을 드러냈다.

김진욱 감독은 “이승엽은 워낙 잘 치는 타자니까 결정적일 때 안 맞도록 하겠다”며 “혼자 치는 것은 괜찮지만, 주자 있을 때 집중력을 발휘해서 잘 막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동안 큰 경기에서 아무리 부진해도 결정적 순간 한방을 날리며 승부의 흐름을 뒤바꿔온 이승엽이기에 두산으로선 존재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절친’으로 소문난 동기생 홍성흔도 “이승엽은 아주 좋은 타자다. 류중일 감독님이 6번타자로 기용하신다고 하지만 두려운 게 솔직히 이승엽이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이승엽은 우승 맛을 많이 봤으니까 이번에는 양보해달라고 하고 싶다”며 웃었다.

올 시즌 이승엽은 부진했다. 시즌 타율은 0.253(443타수 112안타)에 머물렀고, 13홈런 69타점을 기록했다. 더군다나 시즌 막바지에는 허리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9월 14일 대전 한화전이 마지막 1군 경기였다. 그러나 충분한 휴식을 통해 허리 통증에서 벗어났고, KS에 대비한 마지막 4번째 자체 청백전에선 4타수 4안타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삼성 김한수 타격코치는 “3번째 청백전부터 타구가 다 잘 맞았다. 한 달 이상 1군 경기를 못해 실전감각이 문제지만, 한국시리즈 1차전 한두 타석에서 경기감각을 찾으면 잘 해줄 것이다. 3∼5번(박석민·최형우·채태인)의 컨디션이 좋기 때문에 이승엽이 해준다면 좋은 승부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승엽은 지난해 KS에서 0.348(23타수 8안타), 1홈런, 7타점, 4득점으로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1차전 1회말 첫 타석에서 선제 결승 2점홈런을 날리고, 최종 6차전 4회초 3타점 3루타를 날리면서 삼성 득점의 처음과 끝을 장식했다. 이번에도 이승엽의 방망이가 폭발한다면 삼성은 사상 최초로 페넌트레이스-한국시리즈 통합 3연패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승엽이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삼성 라인업도 꼬이게 된다. 이승엽이 채태인과 함께 1루수와 지명타자를 번갈아 맡으면 최형우가 좌익수를 맡아야하 고, 발 빠른 정형식은 벤치에 앉아야 하기 때문이다. 두산으로선 큰 산을 넘는 셈이다. 결국 키플레이어와 딜레마 사이에 서 있는 이승엽이다.

4선승제의 KS 1차전은 24일 오후 6시 대구구장에서 두산 노경은-삼성 윤성환의 선발 맞대결로 막을 올린다.


대구|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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