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구단 이천수 징계 수위 논란…솜방망이 처벌이라니

입력 2013-10-25 17: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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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수. 스포츠동아DB

인천 유나이티드가 술자리 난동을 일으킨 이천수(32)에 대한 징계를 결정했다.

인천 구단은 25일 김봉길 감독이 참석한 가운데 구단 상벌위원회를 열고 “올 시즌 잔여경기 출전정지, 2000만원 벌금, 사회봉사 100시간(훈련 등 공식 일정이 없는 날에 한해 매주 4시간씩 6개월 간 진행), 재발방지 각서 및 사과문 게시 등 구단에서 할 수 있는 최고 수위의 중징계를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인천은 “이천수는 팀 내 핵심 전력임에 틀림없지만 공인으로서 음주 폭행시비 등으로 구단 명예를 실추시켰고, 사회적 문제를 일으켰다”고 징계 사유도 함께 밝혔다. 더불어 사건 당시, 이천수와 동행한 것으로 알려진 선수 2명에게는 구단 차원의 엄중경고, 선수단 회칙에 의거한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축구계에는 여전히 “징계가 너무 가볍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이천수는 14일 새벽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한 술집에서 합석한 김모씨(30)의 뺨을 두 대 때리고 휴대전화를 파손했다. 또 테이블에 놓였던 술병 20여개를 깨며 난동을 부렸다.

이후 행보가 기가 막혔다. 15일 어설픈 언론플레이를 했다. 몇몇 매체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폭행은 없었고, 아내를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병을 깼다. 분을 참기 위해 그랬다”고 했다. 인천구단도 사실관계를 명확히 확인하지 않은 채 이천수의 해명만을 믿고 언론에 발표했다.

거짓은 불과 하루 만에 탄로 났다. 모든 게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경찰은 이천수의 폭행 혐의와 함께 이천수의 아내가 시비가 벌어졌을 때 함께 자리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시켰다. 그러나 이천수의 말만 믿었던 일부 때문에 피해자는 가해자로 몰린 뒤였다. 그로 인한 진짜 피해자의 심적 고통은 엄청났다.

이천수의 난동이나 거짓말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심판에게 주먹감자 욕을 했고, 코칭스태프와 주먹다짐을 벌였다. 또 존재하지도 않은 ‘노예 계약’을 들이밀며 무리한 해외 이적을 추진했다. 한 때 여성 종업원을 폭행하기도 했다. 이번 사건 발생 후 축구계에서는 ▲음주 ▲폭행 ▲거짓말 등으로 여러 차례 물의를 일으킨 이천수에게 임의탈퇴, 영구제명 등 가장 강력한 징계를 내려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

하지만 인천 구단은 예상 밖으로 약한 처벌만 내렸다. 인천 관계자는 “구단 차원에서 가능한 최대의 징계였다. 심사숙고해 내린 결정이다. 사건 경위부터 정확히 파악하느라 결정이 늦었다”고 해명했다. 프로축구연맹은 “현재로서는 프로연맹 차원의 징계 방침은 없다. 상벌위원회를 따로 열 계획도 없다. 구단 징계를 이천수가 잘 이행하는지 확인 감독 하겠다”고만 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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