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수첩] 기성용, 아내의 생일날 첫 승…뜻깊은 선물

입력 2013-10-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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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스포츠동아DB

기성용. 스포츠동아DB

28일 새벽(한국시간) 선덜랜드와 뉴캐슬의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가 열린 선덜랜드의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 전광판 스코어가 1-1을 가리키던 후반 39분 선덜랜드 파비우 보리니의 결승골이 터졌다. 8경기 무승(1무7패) 뒤 거둔 시즌 첫 승. 감격을 이기지 못한 몇몇 홈 팬들은 그라운드까지 뛰어들었고, 일부는 ‘빛이 되라. 선덜랜드!’란 한글 글귀가 새겨진 대형 현수막을 펼쳐들고 환호했다.


● 기분 좋은 아내의 생일상?

선덜랜드 ‘코리안 듀오’ 기성용(사진)과 지동원은 벤치에서 킥오프를 맞았다. 하지만 명암은 갈렸다. 기성용은 후반 25분 교체 투입돼 20여 분을 활약한 반면 지동원은 엔트리에서 빠졌다. 취재진은 팀 내 주축으로 자리매김한 기성용의 선발 제외를 놓고 의외란 반응을 보였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감독의 선택이 옳았음을 깨달았다. 보리니의 골은 기성용의 발에서 시작됐다. 기성용의 날카로운 침투패스를 받은 잭 콜백이 볼을 연결했고, 이를 보리니가 중거리포로 골망을 갈랐다. 스포츠전문채널 스카이스포츠도 기성용에 대해 평점 6을 매기며 “경기 흐름을 도왔다”고 평했다. 기성용은 경기장 VIP구역에 있는 지인들을 향해 미소를 보내는 등 짜릿한 기분을 만끽했다.

선덜랜드 신임 사령탑 포옛 감독의 표정도 밝았다. 지역 라이벌을 상대로 완벽한 승리를 챙긴 포옛은 “구름을 걷는 기분이 뭔지 알 것 같다”며 소감을 밝혔다. 기성용을 선발에서 뺀 이유를 묻자 포옛은 “오늘 경기 전술상 다른 선수들이 더 도움을 줄 것으로 봤다. 하지만 후반 투입된 기성용이 안정적으로 경기를 이어주고 밸런스를 맞췄다. 또 팀 득점에도 기여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나란히 선덜랜드 자켓을 걸친 기성용과 지동원은 구단 스태프의 보호를 받으며 선수용 주차장으로 향했다. 때마침 이날(현지시간 27일)은 기성용의 부인 한혜진의 생일이었다. 결혼 후 맞은 첫 생일. 듬직한 남편의 활약이 한혜진에게는 가장 뜻 깊은 선물이 아니었을까.

선덜랜드(영국)|허유미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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