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이후 세대들의 ‘응사앓이’…왜?

입력 2013-10-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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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개성으로 무장한 캐릭터들을 앞세워 10대 시청자까지 끌어들이고 있는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한 장면. 지역별 사투리, 시대를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소품으로도 눈길을 끈다. 사진제공|tvN

■ ‘응답하라 1994’ 10대들에게 더 인기

여성 10대 시청률이 30·40대보다 앞서
개성 강한 캐릭터·시대 상황 재미 유발
세대 공감 ‘가족드라마’ 표방 인기 비결


10대가 더 열광하고 있다.

케이블채널 tvN ‘응답하라 1994’의 시청자 가운데 10대의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모은다. 1994년을 배경으로 농구대잔치, 하숙생활 등 당시 문화코드가 짙은 이야기로는 10대의 시선을 모으기 힘들 것이란 당초 예상을 벗어난 현상이어서 더욱 화제다.

28일 시청률조사회사 TNmS에 따르면 26일 방송한 ‘응답하라 1994’는 여성 10대 4.4%(전국 유료매체 가입 기준)를 기록했다. 뒤를 이어 30대가 3.9%, 40대가 3.7%이었다. 이처럼 주부 시청자가 리모콘을 쥐고 있다는 금·토요일 저녁 시간대에 ‘응답하라 1994’가 10대를 끌어들일 수 있었던 데에는 비결이 있다.

‘응답하라 1994’에는 개성 강한 캐릭터가 등장한다. 사내처럼 거침없이 행동하는 성나정(고아라), 상한 음식을 구별 못할 정도로 감각에 무뎌 ‘쓰레기’로 불리는 의대생(정우), 각각 삼천포와 순천에서 올라온 삼천포(김성균)와 해태(손호준) 등이다. 이들은 상황적 코믹함을 무기로 폭넓은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들이 구사하는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등 각지 사투리도 재미를 더한다. 프로그램 관계자는 “어린 시청자들이 이를 따라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시대적 문화코드를 쉽게 읽을 수 있는 또 하나는 유행어. 최근 방송분에는 “대박!”이라는 말이 등장했다. 1994년 당시 10·20대들이 ‘최고다’는 의미로 사용한 “캡!”이라는 말을 응용한 결과다. 많은 시청자의 이해를 돕고 현재 젊은층과도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최신 유행어를 선택했다고 제작진은 설명한다.

무엇보다 ‘응답하라 1994’는 요즘 보기 드문 ‘가족드라마’다. 선정적·폭력적 내용이 없어 가족이 함께 시청하기에 눈살을 찌푸릴 만한 장면이 거의 없다. 시대적 배경상 자녀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에 대해서는 부모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시청할 수 있게 된다.

연출자 신원호 PD는 “시대는 미장센이자 소재로만 쓰고 스토리는 현재 시청자도 공감할 내용으로 구성해 10대들도 신선함을 느끼며 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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