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 신치용 “우승부담 크다” 제자 김세진 “팀 바꾸실래요”

입력 2013-11-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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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진 감독. 스포츠동아DB

첫 사제대결 후 술자리 뒷얘기 공개

8일 안산에서 첫 사제대결을 벌였던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과 러시앤캐시 김세진 감독(사진)의 술자리 얘기가 공개됐다.

그날 경기에서 0-3으로 패한 김 감독이 “스승님께 소주 한 잔 사달라고 해야겠다”고 해서 시작된 술자리는 두 팀의 숙소 근처인 용인의 한 장소에서 두 사람이 소주 6병을 주고받으면서 막이 올랐다. 배구와 관련된 얘기는 나누지 않은 채 먼저 술잔을 주고받던 두 사람은 술이 올라오자 자기가 속한 회사가 더 좋다는 얘기를 주고받은 뒤 본론으로 들어갔다.

우리카드 경기를 앞두고 12일 아산에서 이 얘기를 털어놓은 김 감독은 “스승으로부터 어떤 특별한 조언을 들었냐”는 질문에 “신 감독님이 정말 대단하셨다. 내가 먼저 물어볼 때까지는 말을 꺼내지 않았다. 제자지만 상대 팀 감독의 자존심을 배려해주시더라. 컨디션 조절 등에 대해 몇 가지 중요한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골프와 마찬가지로 원포인트 레슨은 받으려는 사람의 마음과 자세가 준비됐을 때 효과가 더 크다. 이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신 감독은 제자가 먼저 물어봐주기를 기다렸을지도 모른다.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던 술자리는 두 팀 코치진까지 합석해 더 커졌다. 밤늦게까지 내달렸다. 술기운이 오르자 두 감독의 속내도 나왔다.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로 7연속시즌 우승에 도전하는 신 감독은 하소연하듯 수성의 스트레스를 털어놓았다. “러시앤캐시 선수들은 젊고 승패의 부담도 크지 않아서 좋겠다”면서 제자를 부러워했다고. 그런 스승에게 김 감독은 “그럼 서로 팀을 바꿔볼까요”라고 했다고 털어놓았다.

아산|김종건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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