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글러브’ 시몬스, 수비만으로 MVP 투표 14위

입력 2013-11-19 10:5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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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지난 15일(한국시각) 미국 야구기자협회의 투표로 이뤄진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를 발표했다.

주인공은 만년 하위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를 21년 만의 포스트시즌 무대로 이끈 ‘선장’ 앤드류 맥커친(27).

이 밖에도 폴 골드슈미트(26·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야디어 몰리나(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이러한 투표 결과에서 눈에 띄는 선수가 있었다. 8위표 2장과 9위표 4장을 받아 14점으로 14위에 오른 안드렐톤 시몬스(24).

시몬스는 이번 시즌 157경기에 나서 타율 0.248과 17홈런 59타점 76득점 150안타를 기록했다. 출루율이 채 3할이 되지 않았고, OPS 역시 0.692에 머물렀다.

대개 뛰어난 공격력을 보인 선수들이 거론되는 MVP 투표에 이름을 올리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다.

최고의 수비를 자랑하는 포수 몰리나는 타율 0.312와 12홈런 80타점 OPS 0.836을 기록하는 등 공격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며 MVP 투표에서 3위에 올랐다.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 투표 결과. 사진=미국 야구기자협회 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시몬스는 오직 수비만으로 이번 MVP 투표에서 뛰어난 공격력을 보인 야시엘 푸이그(23·LA 다저스), 트로이 툴로위츠키(29·콜로라도 로키스), 앨런 크레이그(29·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을 제쳤다.

이번 시즌 시몬스는 ‘아지 스미스의 재림’이라는 칭찬이 과장된 것이 아님을 증명하며 단일 시즌 최고의 수비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미국 야구 통계 사이트인 베이스볼 레퍼런스의 DWAR(수비 WAR)을 살펴보면, 시몬스는 이번 시즌 5.4를 기록해 1906년의 테리 터너와 함께 역대 한 시즌 공동 1위에 자리했다.

이는 역대 최고의 유격수 수비를 선보였다는 아지 스미스의 1989년 4.9를 뛰어넘는 수치. 수비만으로 2000만 달러(211억 원)가 넘는 가치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처럼 뛰어난 수비를 선보인 시몬스는 각종 시상식에서 수비 관련 상을 휩쓸었다. 내셔널리그 유격수 부문 골드글러브는 물론, 각 리그 당 한 명씩 주는 플래티넘 글러브까지 받았다.

또한 윌슨에서 선정하는 애틀란타 브레이브스 올해의 수비수에 뽑혔으며,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은 뛰어난 타격을 한 핸리 라미레즈(30·LA 다저스) 대신 시몬스를 이번 시즌 내셔널리그 올스타 유격수 부문에 선정하기도 했다.

최고의 유격수 수비를 보인 시몬스의 강점은 어깨와 넓은 수비 범위. 최고 98마일(약 158km)을 기록할 만큼 강력한 어깨를 바탕으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침착한 수비를 펼친다.

또한 시몬스는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외야수 부문 10연패를 달성한 앤드류 존스의 전성기 때와 같이 어려운 타구를 쉽게 처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처럼 뛰어난 수비로 각종 상을 휩쓰는 것은 물론 MVP 투표에서 쟁쟁한 선수들을 제친 시몬스. 이는 또 다른 아지 스미스의 시작일지도 모른다.

동아닷컴 조성운 기자 madduxl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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