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곤·조광래·정해성 등 스승들이 말하는 김신욱의 재발견

입력 2013-11-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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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욱. 스포츠동아DB

“최근 악착같이 훈련 급성장” “공격적 플레이 좋아졌다”

축구대표팀 최대 화두는 ‘김신욱의 재발견’이다. 김신욱은 스위스(15일), 러시아(19일)와 두 차례 평가전을 통해 홍명보호 원 톱으로서 롱런 가능성을 보여줬다. ‘키 크고 헤딩에만 강한 선수’라는 인식을 확실히 바꿔 놨다. 그러나 없던 재능이 하루아침에 갑자기 생긴 것은 아니다. 김신욱은 단점은 보완하고 장점은 강화하는 부단한 노력을 통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

김호곤 울산 감독, 조광래 전 대표팀 감독, 정해성 전 대표팀 수석코치(스포츠동아 해설위원) 등 김신욱의 스승들에게 진화 비결을 들어봤다. 김 감독은 원래 중앙수비수였던 김신욱을 공격수로 변신시켰고, 조 감독과 정 위원은 과거 대표팀 시절 김신욱을 발탁해 가까이서 지도했다.


● 성실함을 장착하다

‘김신욱=성실’

스승들이 김신욱을 말할 때 빠지지 않는 등식이다. 김 감독은 “신욱이처럼 축구밖에 모르고 성실한 선수는 드물다. 그런 면에서는 아무리 칭찬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흐뭇해했다. 조 감독도 “팀 훈련이 없을 때도 개인훈련을 하며 부족한 점을 발전시키려고 애쓰는 모습을 자주 봤다”고 기억했다. 김신욱이 개인 트레이너를 따로 두고 소속 팀의 피지컬 트레이너와 매일 1시간 이상 땀을 흘리며 유연성과 순발력을 길러온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김신욱이 처음부터 ‘성실맨’이었던 것은 아니다. 김신욱은 남아공월드컵이 열렸던 2010년 초 겨울 전훈 때 허정무호에 부름을 받았다. 그 때만 해도 개인훈련은 등한시하는 편이었다. 게으름을 피우다가 정 위원에게 꾸지람을 들은 적도 있다. 정 위원은 “죽기 살기로 대표팀에서 살아남겠다는 마음가짐이 부족했고, 이후 대표팀과 잠시 멀어졌다. 그런데 최근에 들어 보니 악착같이 개인훈련에 매진한다고 하더라. 그 변화 덕분에 김신욱은 급성장할 수 있었을 것이다”고 했다.


● 공격능력 배가

김신욱의 플레이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변한 걸까. 김 감독은 “완전히 자신감이 붙었다. 소속 팀과 대표팀에서의 연계성을 잘 찾은 것 같다. 발을 잘 쓸 줄 아는 공격수는 위력이 배가되는 셈이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김신욱은 예전에는 움직임이 공격적이지 못했다. 이 부분이 좋아졌다”고 했다. 과거에는 골문을 등진 상태에서만 볼을 받거나 동료에게 연결하려 했지만 이제는 돌아서서 골문으로 전진하며 적극적인 플레이를 한다는 설명이다. 조 감독은 “패스 타이밍도 빨라지고 정확해졌다”고 평했다.

정 위원은 9일 울산-전북의 K리그 경기에서 김신욱의 득점을 예로 들었다. 김신욱은 가슴으로 볼을 받은 뒤 그림 같은 논스톱 발리슛으로 그물을 갈랐다. 정 위원은 “단신 공격수도 하기 힘든 동작이었다. 어쩌다 얻어걸린 게 아니라 김신욱이 그만큼 준비가 돼 있다는 증거다. 그의 몸이 달라졌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장면이다”고 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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