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세영 “900승? 난 아직 배가 고프다”

입력 2013-11-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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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세영 선수는 신인시절 최단기·최연소 통산 100승을 달성하며 ‘어린왕자’라는 애칭으로 불렸다. ‘어린왕자’는 쑥쑥 자라 황태자를 거쳐 이제 한국경마의 ‘황제’ 등극을 앞두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 ‘국보급기수’ 문세영의 끝없는 도전

올초 마카오 진출…낯선환경에서 7승 성과
4월 국내복귀…3개월 공백불구 시즌 97승
통산 900승 달성 이어 4년연속 100승 도전


“한 경주를 승리하기 위해 모든 선수가 피나는 노력을 한다. 그렇게 힘들게 거둔 1승, 1승이 쌓여 900승까지 왔다. 하지만 기록은 기록일 뿐이다. 다시 1승부터 시작하는 마음으로 경주에 나서겠다.”

17일 통산 900승을 돌파한 문세영(33) 선수. 기수 대기실 앞에서 만난 문 선수의 얼굴은 상기돼 있었지만 목소리는 차분했다. 900승이란 대기록에 만족하기에는 그가 세운 목표가 아직 더 남아있는 것 같았다. 문세영 선수는 이날 남은 경주에서 3승을 추가했다. 주말에 출전한 16회의 경주 중 8번을 우승했고, 2위도 3회를 했다.

문세영 선수의 기록행진 뒤에는 이런 도전정신이 있다. 문 선수는 지난해 ‘최단기간 시즌 100승’과 시즌 최다승(147승) 기록을 잇따라 새로 세웠다. 이전까지 그를 표현하는 수식어는 통산 1800승을 넘은 ‘경마 대통령’ 박태종(48)의 후계자를 뜻하는 ‘황태자’. 하지만 잇따라 한국 경마의 기록을 새로 쓰자 어느새 ‘국보급 기수’로 바뀌었다.

쏟아지는 갈채를 뒤로 하고 문세영 선수는 올초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해외 무대로 눈을 돌린 것. 문 선수는 1월부터 3월까지 마카오의 타이파 경마장에서 정식 기수로 활동했다. 마카오 경마는 홍콩이나 미국 진출을 준비하는 세계 각국의 특급 선수들이 기승술을 겨루는 곳이다. 낯선 환경, 경주로, 경주마 등 적응만 하기도 부족한 3개월 동안 문세영 선수는 한국의 리딩자키답게 승률 10%(69전 7승, 2위 5회)의 수준급 성적을 올렸다.

4월 국내에 복귀한 문세영 선수는 3개월의 공백기에도 불구하고 현재 시즌 97승으로 다승 선두를 달리고 있다. ‘복귀 초반에 슬럼프를 겪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무색하게 매달 꾸준히 두자릿수 우승을 기록했다.

특히 후반기로 접어들수록 성적이 상승하고 있다. 11월에는 48번 출전해 무려 14번을 우승했다. 과거 잦은 기승정지와 부상으로 자신 스스로 상승세에 제동을 걸던 예전의 문제점도 경험이 쌓이며 사라졌다. 다승 2위 조인권 선수가 87승인 것을 감안하면 부상이 없는 한 올해 다승왕은 확실하다.

이제 문세영 선수는 새로운 기록 사냥을 준비 중이다. 이제 3승만 추가하면 사상 최초의 ‘4년 연속 100승’을 돌파한다. 문 선수를 제외하면 ‘2년 연속 100승’을 달성한 기수도 없다. 그만큼 뛰어난 기승술 못지않게 오랫동안 자기 관리가 철저해야 가능한 기록이다.

문세영, 이제 그가 달리면 한국경마의 역사가 된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ajap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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