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신현철 “최정 선배와 호흡 맞추고 싶다”

입력 2013-11-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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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우를 한화에 빼앗긴 SK가 선택한 대체재는 신현철이다. 음주운전 사고로 반성의 시간을 보낸 그를 SK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넥센에서 데려왔다. SK 이만수 감독은 빼어난 수비능력을 지닌 신현철이 잘못을 뉘우친 뒤 더 단단한 정신력으로 그라운드에 서주기를 바라고 있다. 사진제공|SK 와이번스

■ SK 신현철

2차 드래프트 통해 넥센서 SK로 새 둥지
곧바로 SK 日 가고시마 마무리캠프 합류

최정과는 초∼중∼고서 1년 선후배 관계
“선배에게 많이 배우고 1군 자리 잡을 것”


2차 드래프트가 열린 22일, 전남 강진에 위치한 넥센의 2군 훈련장. 신현철(26)은 수비훈련을 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이때 설종진 넥센 2군 매니저가 다가왔다. “너, SK로 가게 됐다.” 유니폼을 갈아입을 것 같다는 예감은 있었지만, 막상 현실로 다가오니 정신이 잠시 멍했다. 그길로 짐을 쌌다. 얼마 뒤 SK 구단 관계자에게서 전화가 왔다. “24일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캠프로 합류하라”고 했다. 하루라도 빨리 신현철을 보고 싶은 이만수 감독의 특별지시였다. 넥센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 새로운 팀에 대한 기대감과 두려움…. 비룡군단의 일원이 된 신현철은 복잡한 마음을 가다듬으며 가고시마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 넥센에는 감사하고 미안한 마음뿐

신현철은 올 시즌 넥센의 2루수 백업요원이었다. 안정된 수비능력을 보유해 활용도가 높은 선수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6월 음주운전 사고(4월)가 뒤늦게 알려져 ‘시즌 아웃과 벌금 1000만원’의 중징계를 받았다. 이 사고의 내막을 잘 아는 관계자들은 “물론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은 것은 잘못이지만, 처리 과정에서 다소 억울한 측면도 있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신현철은 “사실 넥센에선 이장석 대표이사님을 비롯해 코칭스태프도 내게 많은 기회를 주셨다. 서운함은 전혀 없다. 고마운 마음뿐이다. 내가 잘못해서 벌어진 일이니, 죄송스러울 따름이다”고 밝혔다.


● 넥센 김성갑 2군 감독의 가르침 “열심히 하는 선수보다 잘 하는 선수가 돼라”

SK는 22일 2차 드래프트에서 신현철을 1라운드에 지명했다. 양도금만 3억원이다. SK는 이미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40인 보호선수 외 명단을 받은 직후부터 신현철을 눈여겨봤다. 이만수 감독 역시 “신현철을 뽑아달라”고 구단에 요청했다. SK는 정근우가 한화로 이적하면서 2루수 자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신현철은 “감독님께서 나를 주목하셨다니 놀랍다. 설렘, 기대감, 부담감 등의 감정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넥센 시절 김성갑 2군 감독님께서 ‘프로가 열심히 하는 것은 당연하다. 잘 하는 선수가 돼야 한다’는 말씀을 종종 하셨다. SK에선 꼭 그렇게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 “초·중·고 선배 (최)정이 형이 있어 다행”

신현철은 SK 이적 소식을 들은 후, ‘내가 SK에 아는 선수가 누가 있지’라는 생각부터 들었다고 했다. 가장 먼저 떠오른 선수는 대일초∼평촌중∼유신고 1년 선배인 최정(26)이다. 둘은 유신고 3학년 시절 3루수(최정)와 1루수(신현철)로 함께 내야에서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최정은 프로 데뷔 후에도 신현철에게 종종 스파이크, 배트 등 야구장비를 챙겨주는 고마운 선배였다. 신현철은 “(최)정이 형은 현재 리그 최고의 선수다. 나와는 위치가 달라서 사실 자주 연락을 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한 팀에서 뛰게 됐으니 많은 것들을 배우고, 도움도 청하겠다. 정이 형이 있어서 너무 다행이다. 내년엔 꼭 1군에서 자리를 잡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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