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우승 감독 경질’ 구단, 이듬해 성적표는?

입력 2013-11-29 00: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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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전 두산 감독. 스포츠동아DB

[동아닷컴]

프로야구 두산 김진욱(53) 감독이 27일 전격 경질됐다. 김 감독은 올 시즌 두산을 준우승으로 이끌었던터라 그의 낙마가 야구계에 던진 충격파는 컸다.

그러나 31년 역사의 한국프로야구에서 준우승 감독의 퇴진은 아주 낯선 일도 아니었다. 이번 두산 김진욱 감독이 벌써 7번째다.

프로야구 출범 2년 째인 1983년 당시 MBC 청룡의 사령탑이었던 고(故) 김동엽 감독이 준우승 감독의 첫 경질이라는 아픔을 맛봤다. 김진욱 감독 이전에는 2010년 당시 삼성을 지휘했던 선동열(현 KIA) 감독이 유니폼을 벗어야 했다.

분위기 쇄신을 위해 준우승 감독의 경질이라는 적지 않은 충격파를 단행한 팀들은 이듬해 과연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었을까?

●MBC(1983년 준우승→1984년 전체 4위)

‘빨간 장갑의 마술사’ 고(故) 김동엽 감독은 1983년 MBC 청룡을 후기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팀을 한국시리즈에 진출시켰다. 그러나 MBC는 해태에 1무4패로 우승을 내줬다.

당시 후기리그 우승 보너스를 두고 구단과 마찰이 있었다는 후문 속에 김 감독은 경질됐다. MBC는 이듬해 전기리그 3위, 후기리그 4위에 그치며 전후기 종합 성적에서도 6개팀 중 4위(51승1무48패)에 그쳤다.

●삼성(1986년 준우승→1987년 준우승)

김영덕은 팀을 전기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그러나 해태에 1승 4패로 무릎을 꿇고 준우승에 만족해야만 했다. 김영덕 감독이 물러난 삼성은 이듬해 전·후기 모두 1위를 차지했고 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라온 해태와 다시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지만 4전 전패로 무너졌다.

●삼성(1990년 준우승→1991년 플레이오프 탈락)

1990년 정동진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LG와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으나 4전 전패로 우승컵을 내줬다. 정동진 감독이 경질된 이듬해 삼성은 1991년 8개팀 중 3위(70승1무55패)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빙그레에 1승3패로 져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LG(2002년 준우승→2003년 6위)

‘야신’ 김성근 감독이 이끌던 LG는 정규시즌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삼성에 2승 4패로 준우승에 머물렀다.

LG는 그해 프런트와의 마찰 등을 이유로 김 감독을 경질했다. LG는 이듬해 6위를 시작으로 2012년까지 10년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는 암흑기를 보냈다.

●삼성(2004년 준우승→2005년 우승)

성적 ‘질책’이 아닌 ‘영전’ 사례였다. 김응용 감독의 삼성은 전무후무한 한국시리즈 ‘9차전’ 혈투 끝에 2승3무4패로 현대에 우승컵을 내줬다. 삼성은 시즌 후 김응용 감독을 사장으로 승진시키고 선동열 수석코치에게 사령탑을 맡겼다.

삼성은 이듬해인 2005년과 2006년 2년 연속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차지하며 삼성 왕조의 서막을 열었다.

●삼성(2010년 준우승→2011년 우승)

선동열 감독의 삼성은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을 꺾고 SK와 한국시리즈에서 격돌했다. 그러나 결과는 4전 4패. 홈에서 SK의 우승 헹가래를 지켜봐야만 했다.

삼성은 그해 겨울 계약기간이 4년이나 남아있던 선동열 감독을 경질했다. 한국시리즈 우승 2회와 준우승 1회를 이끌었던 감독의 예상치 못한 퇴장.

그러나 삼성은 이듬해 우승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3년 연속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달성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동아닷컴 고영준 기자 hotbas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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