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년회 폭탄주, 당신의 허리·엉치뼈 망친다

입력 2013-12-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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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말 술자리에 골병 드는 척추·관절

혈액순환 장애 초래…허리 디스크 악화
술자리 후 통증 심하다면 검사 받아봐야
엉치뼈 통증 대퇴골두무혈성 괴사 의심


“아이고, 허리야!” “아이고, 엉치야!”

한국 중년들의 연말은 술로 시작해 술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동창 친구 선후배 회사동료 등 술자리가 꼬리를 문다. 송년모임에 안갈 수도 없고, 참석해서 술을 안마시기도 곤란하다. ‘애라 모르겠다. 오늘은 마시자’며 달리고 달린다. 송년 술자리의 후유증이 토악질 하나로 끝나면 그나마 ‘선방’이다. 문제는 과음으로 척추와 고관절이 소리 소문 없이 망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 술자리 이후 심한 허리통증을 느꼈다고요?

평소 허리가 좋지 않은 사람이 잦은 술자리를 갖고 과음 하게 되면 척추 건강에 치명적이다. 습관적인 과음은 고혈압을 불러 혈관 벽을 손상시키거나 콜레스테롤이 혈관 벽에 달라붙게 하는 등 혈액순환에 문제를 일으킨다.

이로 인해 척추 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디스크와 디스크 주위의 근육, 인대에 충분한 산소와 영양소 공급을 방해해 허리디스크 증세를 악화시킨다.



물론 가벼운 음주는 허리근육을 이완시키고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줘 일시적 요통을 없애 주기도 한다. 하지만 과도한 음주는 허리디스크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초래한다. 특히 여성의 경우 알코올을 분해하는 능력이 부족하고 근육과 인대가 약하기 때문에 과음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평소 허리디스크 증상이 있었지만 술자리 이후 더 심한 통증을 느꼈다면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허리 통증과 디스크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 대표적인 치료법은 신경성형술과 고주파수핵성형술이 있다.

신경성형술은 척추의 꼬리뼈 안으로 직경 1mm의 특수 카테터를 삽입해 염증 유발 물질과 유착들을 인위적으로 박리, 제거하고 염증이 재발되지 않도록 특수 처방된 약제를 주입하는 시술이다. 고주파수핵성형술은 허리디스크의 원인 부위를 파악해 고주파가 장착된 바늘을 병변에 삽입해 원인 부분을 직접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이다. 두 시술 모두 5∼10분 내외로 시술 시간도 짧아 곧바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 과도한 음주는 당신의 엉치뼈도 ‘원샷’해 버린다

잦은 술자리를 갖는 30∼40대 남성이 주의해야 할 질환중의 하나가 ‘대퇴골두무혈성 괴사’다. ‘대퇴골두무혈성 괴사’는 엉덩이 관절을 만드는 뼈의 제일 상단부인 대퇴골두로 전달되는 혈액순환이 안돼 뼈가 썩어 들어가 결국 괴사하게 되는 질환이다.

대퇴골두무혈성 괴사는 증상이 진행될수록 뼈에 구멍이 생기고 부서지며 무너져 내린다. 그 결과 다리 길이가 달라져 걸을 때 절뚝거리는 증상도 나타나게 된다.

대퇴골두무혈성 괴사는 초기에 자각 증상이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다. 또 주로 증상이 허리 주변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허리 병으로 오인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겨 조기치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음주 후 이유 없이 사타구니와 엉덩이가 아픈 증상이 1∼2주 이상 지속되면 대퇴골두무혈성 괴사 초기일 가능성이 크다. 자칫 방치했다 괴사가 진행되면 골절이 생기고 이후에 통증과 함께 다리를 절게 되므로 대퇴골두가 광범위하게 손상될 수 있다.

대퇴골두무혈성 괴사는 인공관절수술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인공관절수술의 경우 환자들이 가장 크게 만족하는 부분은 통증으로부터의 탈출이다. 통증 때문에 걸음을 옮기는 것조차 힘들어 쩔뚝거려야 했다면, 수술 이후에는 양반다리 등 전반적인 활동을 무리 없이 할 수 있게 된다.

최근엔 ‘최소절개인공관절 수술’이 관심을 끌고 있다. 최소절개인공관절 수술은 기존에 15∼20cm였던 절개부위를 8∼10cm로 최소화하는 수술로, 외회전근을 절개하지 않고 밀어 젖혀 공간을 마련해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방법이다. 근육과 힘줄을 보존하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인공관절을 지지하며 탈구 발생률을 현저하게 낮춰 행동 제약이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도움말|튼튼병원 오창현 원장·웰튼병원 송상호 원장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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