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 하면서 본 ‘오로라공주’ 드디어 끝납니다

입력 2013-12-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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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회 동안 하루도 바람 잘 날 없이 논란을 양산하며 드라마 역사상 ‘최고의 막장’이라는 오명을 남긴 MBC ‘오로라공주’. 사진제공|MBC

■ 내일 종영…‘막장 논란’이 남긴 것은

변희봉 유체 이탈부터 떡대 돌연사까지
출연자 10명 이상 중도하차 매회 논란

비상식적 전개에도 평균 시청률 15%대
임성한 작가도 ‘실패작은 아니다’ 자부

최종회는 또 어떤 논란 낳을까 긴장백배


“드디어 ‘오로라공주’가 끝납니다!”

MBC 드라마국 한 PD의 외침이다. 일일드라마 ‘오로라공주’가 20일 150회를 끝으로 종영한다. 첫 회부터 지금까지 조용한 날이 하루도 없었던 ‘오로라공주’는 개연성 없는 스토리로 시청자의 불만과 비난을 한 몸에 받으며 종영 촉구 서명운동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방송을 내보내는 MBC도 매일 가시방석이었다.

이제 시청자도, MBC도, ‘오로라공주’에서 해방되기 하루 전이다.


● 논란, 논란 그리고 또 논란

‘오로라공주’는 매회 끊이지 않는 논란을 낳으며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비난의 화살을 받았다. 상처투성이에 쓰러질 법하지만 논란을 즐기기라도 하듯 며칠 뒤 또 다른 논란을 만들어내곤 했다. 마치 공포영화의 한 장면처럼 오싹함을 안겨준 극중 변희봉의 ‘유체 이탈’을 시작으로 논란은 줄기차게 등장했다. 108배를 통해 동성애자가 이성애자가 되고, 시누이들은 올케를 없는 사람 취급하며 못 알아듣도록 불어로 욕하고, 여주인공의 남편은 전 남편과 형제애를 나눈다. 심지어 이들 세 사람은 한 집 살림을 한다.

이처럼 언제 어디서 어떤 이야기가 튀어나올지 예상하기도 어려워 시청자는 단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최종회에서는 어떤 논란으로 시청자에게 마지막 충격을 안길까.

사진제공|MBC



● 등쌀에 떠밀려통한 임성한 작가

임성한 작가는 극중 서우림과 임예진, 애완견 ‘떡대’를 돌연사, 변희봉과 오창석을 사고사 당하는 것으로 그렸다. 미국이나 프랑스로 떠나는 설정까지 포함하면 출연자 10명 이상이 중도하차했다. 이해 불가능한 스토리 전개는 매회 이어졌고 시청자는 게시판을 통해 임성한 작가와 소통하기를 원했다. 평일 저녁 시간대(월∼금 오후 7시15분)에 방송된 비상식적인 이야기는 정신적 피해만 안겨줄 뿐이라고 시청자는 지적했다. 방송가에서도 너나 할 것 없이 일침을 가했다. 그래도 임 작가와 MBC는 끄떡하지 않았다. 하지만 또 한 명의 죽음이 알려지면서 이들은 한 발 물러났다. “이대로 방송하면 지금까지와는 비교할 수 없는 파장이 일어날 것”이라는 주위의 우려와 ‘한 마음 한 뜻으로 뭉친’ 시청자의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대본을 급히 수정했다.


● “실패는 면했다”…과연?

임성한 작가는 ‘오로라공주’를 뒤돌아보며 실패하지 않았다고 했다. 연기자들과 떡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그들에게 공을 돌렸다. 부실함과 어이없는 스토리를 지적해 준 누리꾼에게도 감사함을 잊지 않았다.

‘오로라공주’의 시청률은 평균 15%대로 방송시간대를 감안하면 ‘대박’에 해당한다. 특히 ‘오로라공주’는 이해 불가능한 이야기를 그릴 때마다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야말로 시청자는 비난과 비판을 퍼부으면서도 이 드라마를 즐겨본 셈이다. 광고 수익도 상당하다. 하지만 이 같은 면모로 과연 성공한 드라마로 평할 수 있을까. 도대체 드라마의 온전한 스토리라고는 인정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은 그동안 숱하게 벌어진 논란이 증명해왔다.

시청자는 따스한 웃음과 잔잔한 감동을 전하는 드라마에 더 열광한다는 말은 그저 교과서 속에나 존재하는 것일까.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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