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40대 증가폭 커…척박한 제작환경 여전한 숙제
올해 영화 관객이 18일 사상 처음으로 2억명을 돌파했다. 올해 최다 관객을 동원한 한국영화의 힘과 관객층 확대에 따른 성과다.
영화진흥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17일 현재 극장 총 관객수는 1억9997만584명으로 18일 2억명을 넘어섰다. 이는 역대 최다 관객수로, 국내 인구가 5094만명인 점을 감안해 단순 평균치로 환산하면 1인당 연 평균 4편의 영화를 본 셈이다.
2억 명 가운데 한국영화 관객은 1억1816만여명. 전체 관객의 약 60%에 달한다. 올해 흥행 톱10 중 ‘아이언맨3’(4위)와 ‘월드워Z’(10위)를 제외한 8편이 한국영화일 정도로 막강한 파워를 과시했다.
새로운 소재의 한국영화가 잇따라 탄생하면서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이 빠르게 극장으로 모였고 전체 관객수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10대와 40대의 극장 유입이 빨라졌다는 평가다.
실제로 영화 예매사이트 맥스무비 영화연구소의 올해 예매 관객 분포도에 따르면 20대(24.2%)와 30대(40.5%)가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한 가운데 10대(3.5%)와 40대(24.9%)가 전년대비 각각 1.33배, 1.04배 증가했다. 10년 전인 2003년보다 10대 관객은 6.3배, 40대는 4.2배나 늘었다. 30대 관객이 1.5배 증가한 점에 비하면 그 추이가 더욱 눈에 띈다.
또 흥행 톱5에 포함된 ‘7번방의 선물’, ‘설국열차’, ‘관상’ 등이 모두 15세 관람가 등급으로, 10대는 물론 가족관객을 흡수한 만큼 앞으로 전 연령대를 공략하는 기획과 제작이 활기를 띌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이런 장밋빛 전망의 이면에서는 다양한 장르와 이야기로 관객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할 만한 제작 환경은 아직 척박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필호 주피터필름 대표는 “시장 규모는 커졌지만 다양한 작품을 기획하고 제작하는 환경은 그렇지 않다”며 “일부 영화사와 스타에게만 집중된 제작 분위기가 바뀌지 않는 한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