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석=수상…연말 연기대상의 절대 공식?

입력 2014-01-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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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김혜수-하지원-이보영(왼쪽부터 순서대로). 동아닷컴DB

지상파 연기대상 수상자만 125명
중복·공동수상 남발…상 권위 훼손


지상파 방송 3사가 2013년 드라마 농사를 자축하는 연기대상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어김없이 권위를 스스로 떨어뜨리는 시상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나눠주기’와 공동수상은 여전했고, 개념도 모호한 특별상 시상과 사전 섭외의 흔적마저 지울 수 없다.

2013년 연기대상 수상자는 김혜수(KBS), 하지원(MBC), 이보영(SBS)의 대상을 포함해 모두 125명의 연기자가 상을 받았다. 당연히 중복수상이 없을 리 없다. 부문별 평균 2명의 수상자로 상의 의미는 이미 퇴색했다는 평가다. 김상중, 정보석과 함께 MBC 황금연기상을 받은 조재현의 “이렇게 모여 있으니 가수 같다. 노래를 불러야 할 것 같다”는 말은 가시로 남았다.

약 4시간 동안 생방송하는 각 시상식에서는 긴장감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시상자로 등장한 연기자가 다른 부문 수상자로 호명되며 참석자들은 저마다 1개 이상 상을 챙겨 돌아갔다. 그야말로 ‘출석=수상?’이라는 공식 아닌 공식으로 사전 섭외의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명확한 수상 기준을 알 수 없는 특별상도 난무했다. MBC는 중견들의 공을 치하하듯 ‘황금연기상’이라는 이름으로 총 6명에게 상을 안겼고, SBS는 조인성에게 공로상의 느낌을 풍기는 ‘특별상’이라는 모호한 상을 주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연기자들 스스로 더는 방송사 연기대상의 권위를 높게 평가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누구나 다 받을 수 있는 상으로 전락한 게 아니냐”는 우려도 무리는 아닌 셈이다. 역시 공동수상자로 이름을 올린 한 연기자 측은 “축제의 의미도 좋지만 방송사가 스스로 시상식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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