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감독 새해 첫날 일본행 왜?

입력 2014-01-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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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최용수 감독이 1일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맞붙을 J리그 우승팀 산프레체 히로시마의 일왕컵 결승전을 관전하며 새 시즌 구상에 들어갔다. 사진제공|FC서울

■ 도쿄국립경기장서 일왕배 결승 관람

“6년전 그때의 기운 받고 마음 다잡아”
亞 챔스리그 F조 히로시마 전력확인
일본 지인들 만나 고급 정보 얻기도

FC서울 최용수 감독은 새해 첫 날 훌쩍 일본으로 떠났다. 구단 비디오분석관만 데리고 1월1일 도쿄국립경기장에서 벌어진 요코하마 마리노스와 히로시마 산프레체의 일왕배 결승전을 관전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전력 분석이다. 서울은 작년 J리그 우승팀 히로시마 산프레체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F조에 함께 속해 있다. 상대 기량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내심 다른 목적도 있었다. 마음을 다잡고 좋은 기운을 듬뿍 받고 돌아오기 위해서다.

그의 일왕배 결승 방문은 2008년 이후 6년 만이다. 서울 코치였던 최 감독은 당시 사령탑 귀네슈 감독과 함께 감바 오사카-가시와 레이솔의 일왕배 결승을 현장에서 지켜봤다. 일왕 배는 한국의 FA컵과 같은 대회로, 1921년부터 시작돼 일본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녔다. 결승은 늘 새해 첫 날 일본축구의 성지 도쿄국립경기장에서 벌어진다. 이날 도쿄국립경기장에 서는 것은 일본 축구 모든 지도자와 선수의 로망이다. 선수와 관중이 내뿜는 열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최 감독은 6년 전 귀네슈와 함께 이 기운을 몸소 체험하고 돌아왔다. 그해 정규리그에서 서울은 빼어난 경기력으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최 감독은 그 때 기억을 한 번 더 살려보겠다는 마음이다.

최 감독은 일본 J리그에서 5년을 뛰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최 감독은 대표적인 지일파다. 도쿄국립경기장에 모인 일본 축구인, 관계자 상당수가 그와 막역하다. 최근 선수 동향 등 이런 저런 고급 정보도 자연스레 얻을 수 있다.

최 감독이 이처럼 새해 첫 날부터 각오를 새롭게 다지는 이유가 있다.

2014년은 최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지 4년 째 되는 해다(감독대행 포함). 그는 감독대행 첫해이던 2011년 난파하던 팀을 맡아 정상 궤도에 올려놨고, 정식 감독 부임 첫 해인 2012년 정규리그 우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3년 차인 2013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팀을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려놨고 준우승을 차지했다. 2012년 K리그 감독상, 2013년 AFC 올해의 감독상을 받으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올해는 많은 것이 달라질 전망이다. 간판공격수였던 데얀이 이적했다. 몰리나, 하대성, 아디 등 주축 멤버들도 팀을 떠날 것이 유력하다. 그동안 전임 감독들이 뽑아 놓은 선수들을 잘 조련해 와 지도력을 인정받았다면 이제는 그가 직접 고르고 발탁한 자원들 위주로 시즌을 꾸려 나가야 한다. 최 감독 입장에서는 지도자 인생에 또 다른 시험대가 되는 셈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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