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수술’ 히딩크 마음 사로잡은 주치의 한 마디

입력 2014-01-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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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스 히딩크. 스포츠동아DB

한국 축구의 2002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진두지휘했던 거스 히딩크(68·네덜란드) 감독이 5일 방한한다.

이번 방문 목적은 평소와 다르다. 히딩크재단이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시각장애인 전용 풋살구장 건립 등 축구 사업이 아닌 치료 차원이다. 고질인 오른 무릎 퇴행성 관절염 수술을 받기 위해서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대표팀을 이끌던 2000년대 초에도 모국 네덜란드에서 수술을 받는 등 무릎 상태가 좋지 못했다.

이번 수술 집도는 국가대표팀 홍명보호 주치의 송준섭(45·서울제이에스병원 대표원장) 박사가 맡는다. 구체적인 수술 계획과 재활 치료 일정도 확정됐다. 입국 후 하루 동안 서울의 한 특급 호텔에서 휴식을 취한 뒤 6일 오후 서울 논현동 소재 제이에스병원에 입원한다. 수술은 7일 중 진행된다. 송 박사의 수술 경과 브리핑은 8일 있을 예정이다. 다만 수술 방식과 재활 프로그램은 히딩크 감독이 입원한 이후 최종 결정된다.

이후 히딩크 감독은 입원 치료를 일주일가량 받을 것으로 보인다. 2002년 당시 자신이 직접 지도했고,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안지 마하치칼라에선 어시스턴트 코치로 팀을 자세히 살필 기회를 부여한 ‘애제자’ 홍명보 감독과는 이 기간 중 면담을 한다는 계획이다.

십 년 이상 이어져온 자신의 아픈 무릎을 고쳐줄 전문가를 유럽에서 찾지 못하던 히딩크 감독은 최근 한국에 시선을 돌렸다. 하지만 수술을 받겠다는 결심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송 박사는 이메일을 통해 받은 히딩크 감독의 무릎 X레이를 면밀히 살핀 뒤 수술과 치료가 모두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이 섰다. 무릎은 송 박사의 전공 분야다.

지난해 10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평가전을 즈음해 히딩크 감독을 직접 만나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고, 수술 날짜를 잡기로 협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청용(볼턴)의 정강이 골절상 완치 사례를 설명한 송 박사는 히딩크 감독에게 한 마디를 건네 안심시켰다. “당신이 우리 한국축구에 기여한 공로를 한국 의료 기술로 조금이나마 갚아드리길 바란다.”

2010남아공월드컵 때부터 국가대표팀 주치의를 맡고 있는 송 박사는 작년 런던올림픽에서 홍명보 감독과 인연을 맺은 뒤 현재까지도 태극전사들을 관리하고 있다. 송 박사는 “히딩크 감독의 수술을 통해 한국의 스포츠 의학 수준이 높다는 걸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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