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디프시티 솔샤르 감독 데뷔전, 김보경 전술의 핵으로

입력 2014-01-05 17: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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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경. 스포츠동아DB

5일(한국시간) 뉴캐슬 세인트 제임스 파크 스타디움에서 카디프 시티와 뉴캐슬의 FA컵 3라운드 경기가 열렸다. 카디프시티의 김보경은 이날 선발 출전해 79분 동안 활약하며 감독 데뷔전을 치른 올레 군나르 솔샤르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카디프시티는 크레이그 눈과 프레이저 캠벨의 연속 골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2-1 승.


● 김보경, 전술 운용의 핵심으로

솔샤르의 선택은 김보경이었다. 부임 후 첫 경기를 가지며 김보경을 선발 출전시켰다. 주 포지션인 공격형 미드필더는 물론이고 측면 공격수로 활약하며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전반13분 날카로운 중거리 슛을 때렸으나 크로스바를 살짝 빗나갔다. 후반에는 캠벨과 위치를 바꿔가며 최전방에서 공격을 책임지기도 했다. 전술 운용의 핵심이었다. 김보경이 후반 교체 아웃되자 팬들은 기립박수를 치며 응원가를 불렀다. 답례로 카디프 구단의 ‘아야톨라 세리머니’ (Ayatollah: 두 손을 머리에 대는 세리머니)를 선보여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솔샤르는 악수를 청하며 어깨를 감싸줬고 코치진도 머리를 쓰다듬으며 굳은 신뢰를 보였다.


● 강렬했던 솔샤르의 데뷔전

이날 경기는 솔샤르가 단연 화제였다. 동작 하나하나 깊은 관심을 끌었다. 경기 시작 전 모든 사진 기자들의 렌즈는 벤치에 앉은 솔샤르를 향하고 있었다. 움직일 공간이 없는 진풍경까지 펼쳐졌다. 300여명의 원정팬도 솔샤르를 크게 반겼다. 최근까지만 해도 ‘TAN OUT!’, ‘Thank you Malky’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구단주를 향해 강한 불만을 표출했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현수막은 ‘Welcome Ole’라는 문구로 바뀌었다. ‘Ole is a bluebird’ (올레는 파랑새: 카디프 구단 별명)이라는 응원가도 생겼다. 현역 시절 맨유에서 불렸던 응원가도 합창했다. 솔샤르 감독의 진가는 경기에서 발휘됐다. 0-1로 뒤진 후반 교체 투입된 눈과 캠벨이 동점골과 역전 결승골을 넣었다. 현지 취재진은 “솔샤르의 천재적인 교체 카드다. 한마디로 Genius (천재)”라고 입을 모았다. 솔샤르는 ‘눈에 즐거운’ 공격적인 축구를 다짐하며 1부 잔류를 선언했다. 카디프 팬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 주목 떨어진 FA컵

애스턴 빌라의 폴 람버트 감독은 경기 전 “FA컵은 많은 감독들에게 중요하지 않은 대회다. FA컵보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승점3을 얻는 게 낫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실제로 많은 클럽들이 리그를 중시하면서 FA컵에서 1.5군이나 2군을 내보내는 일이 흔해지고 있다. 이날 경기에선 경기장 구석구석 빈 자리가 눈에 띄었다. 줄어든 인기를 입증하는 모습이다. 리그보다 30% 저렴한 티켓 가격에도 2층을 절반 밖에 채우지 못했다. 3층은 아예 티켓을 팔지도 않았다. 리그에서는 일찌감치 매진되는 뉴캐슬 홈경기와는 대조적인 장면이다. FA컵은 깊은 역사를 자랑하지만 이젠 단순히 ‘중요도가 낮은 단발성 컵 대회’ 인식이 강해졌다. 축구협회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뉴캐슬(영국)|허유미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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