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도전에도 깨지지 않은 벽… H.O.F. 98.84%

입력 2014-01-13 13: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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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지난 1992년. ‘어메이징 메츠’를 이끌었던 톰 시버는 98.84%의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당시까지 명예의 전당 최고 득표율은 1936년 창설 당시의 타이 캅이 기록한 98.2% 시버는 무려 56년 만에 기록을 갈아 치우며 최고 득표율을 기록하게 됐다.

시버가 최고 득표율을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는 역시 뛰어난 성적. 어메이징 메츠의 주역이었을 뿐 아니라 311승 평균자책점 2.86 탈삼진 3640개는 당대 최고의 성적이었다.

이러한 시버의 기록이 작성된 지 22년. 이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전설적인 스타는 2014년의 그렉 매덕스를 포함해 총 세 명이다.

가장 먼저 도전한 후보는 5714 탈삼진의 놀란 라이언. 1999년 후보 자격을 얻은 라이언은 시버에 비해 수상 실적이 떨어질 뿐 아니라 성적 역시 우수하지 못했다.

하지만 라이언은 야구 사상 가장 많은 탈삼진을 기록한 투수인데다,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구사했고, 무려 27년간 선수생활을 이어가며 큰 인기를 누렸다.

결과는 98.79% 불과 0.06% 차이로 기록 경신에 실패한 것. 시버의 기록을 넘기까지 단 한 표가 모자랐다.

두 번째 도전에 나선 선수는 2632경기 연속경기 출장에 빛나는 칼 립켄 주니어. 최우수선수(MVP) 2회를 받았고, 통산 3000안타를 기록하는 등 수상 실적과 성적 모두 뛰어났다.

또한 상징적인 2632경기 연속경기 출장 기록이 있었으며, 대중의 인기 역시 폭발적이었기 때문에 만장일치까지 거론되기도 했다.

이처럼 뛰어난 성적과 상징성까지 지닌 립켄 이었지만 라이언과 마찬가지로 시버의 기록을 넘는데 실패했다. 98.5% 득표.

립켄이 기록 경신에 실패한 뒤 리키 헨더슨을 제외하고는 한동안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는 초특급 스타 플레이어가 나오지 않았다.

로베르토 알로마가 2011년 투표에서 90%를 기록했지만, 이는 두 번째 투표였기에 그 의미가 퇴색됐다. 심지어 지난해에는 입회자가 단 1명도 나오지 않았다.

얼어붙은 명예의 전당 투표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은 역대 최고의 원투펀치로 불리는 그렉 매덕스와 톰 글래빈, 그리고 1990년대 최고의 타자 프랭크 토머스였다.

그 중에서도 매덕스는 라이언과 립켄에 이어 다시 한번 시버의 기록에 도전할만한 후보로 꼽혔다. 4년 연속 사이영상, 17년 연속 15승, 14년 연속 200이닝, 통산 355승과 평균자책점 3.16

금지약물 시대에 보디빌더 같은 몸을 가진 타자들과 맞서 싸운 결과이기에 매덕스의 기록은 더욱 빛을 발했다.

성적에서 꾸준함과 임팩트를 동시에 갖췄고, 수상 실적까지 역대 최고를 다퉜기에 매덕스의 기록 경신은 그 어느 때보다 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명예의 전당 투표권을 가진 기자들은 이번에도 매덕스에게도 시버의 기록에 대한 접근을 허락지 않았다. 라이언과 립켄 때보다 더 낮은 97.2%

매덕스는 금지약물을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약물의 시대’에 대한 부정이란 이유로 571표 중 16표를 받지 못했다.

약물의 시대에 대한 부정이 계속될 경우 2015년 투표에 등장하는 랜디 존슨 역시 시버의 기록을 넘어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선수 생활 초창기부터 뛰어난 기록을 남긴 알버트 푸홀스는 부상이 겹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고,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금지약물의 대표격 선수가 됐다.

세 명의 역사적인 선수가 도전했지만 깨뜨릴 수 없었던 시버의 98.84% 당분간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서 이 기록을 넘어서는 선수는 나오지 않을 전망이다.

동아닷컴 조성운 기자 madduxl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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