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주고 떠나는 ‘홍길동’ 장원삼

입력 2014-01-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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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억원에 이르는 대형 프리에이전트(FA) 계약 이후 삼성 장원삼(오른쪽)은 마치 홍길동처럼 전국을 떠돌며 돈, 쌀, 라면 등을 불우이웃에게 전달했다. 지난해 12월 모교 경성대에 발전기금으로 현금 1억원과 야구용품 1000만원을 기부한 것이 거의 유일하게 외부에 공개된 선행이었다. 사진제공|경성대

초교∼대학 모교 찾아 1억7000만원 기부
부산·경남 일대 등 돌며 불우이웃 돕기도


삼성 장원삼(31)은 15일 괌 스프링캠프 출발에 앞서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며 ‘나눔’에 앞장섰다. 그야말로 ‘홍길동 행보’였다.

지난해 12월 23일 자신이 나온 창원 사파초등학고∼신월중∼용마고는 물론 부산 경성대를 방문해 선물 보따리를 풀어놓은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이날 하루에만 무려 1억7000만원을 내놓았다.

그는 자신의 선행이 알려지는 것에 대해 쑥스러워했지만, 연말연시 잇달은 제보를 통해 ‘기부 행적’이 하나둘씩 탄로(?)났다. 12월 27일 대구 원대 새마을금고에 들러 20kg짜리 쌀 100포대를 건넸고, 경북 청도군에도 불우이웃돕기 성금 500만원을 전했다. 그는 새해에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창원 가음정동사무소를 방문해 1000만원을 기부했다. 그동안 명절 때마다 “이웃 독거노인들에게 전해달라”며 쌀과 라면 수십 박스씩을 선물하곤 했는데, 이번엔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으로 써달라”며 1000만원을 내놓은 것이었다.

장원삼은 지난 시즌 후 삼성과 ‘4년 60억원’에 계약했다. 마치 베풀기 위해 FA(프리에이전트)가 된 것처럼 경남·북과 대구, 부산 일대를 돌며 아낌없이 기부를 했다. 그런데 그는 정작 자신에게는 돈을 아끼고 있다. 아직 차도 장만하지 않았지만, 지난 겨울 옷 한 벌 사지 않았다고 한다. 부모님 선물조차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장원삼은 “등잔 밑이 어두운 법 아니냐”며 웃었지만, 사실 부모님도 원치 않았다. 그의 아버지는 지난해 말 폐에 이상이 생겨 창원 지역의 병원에서 수술을 했는데 6인실을 사용했을 정도로 검소한 생활을 이어갔다.

‘남들에게 다 퍼주려고 FA가 됐느냐. 이제 남는 것도 없겠다’는 농담을 던지자 장원삼은 “이제 나에 대한 투자를 할 것이다. 야구선수에겐 훈련이 투자 아니냐. 나중에 또 돈 벌면 된다”며 천사표 웃음을 지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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