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현기자의 여기는 이구아수] 홍명보-박지성 ‘2월 담판’

입력 2014-01-17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16일 브라질의 포스 도 이구아수에서 진행된 동계훈련에서 박지성과 2월에 만날 수도 있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박지성(오른쪽)과 첫 적응훈 련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홍 감독(왼쪽). 이구아수(브라질)|남장현 기자·스포츠동아DB

■ 왜 2월인가?

홍 감독 브라질 전훈서 2월 회동 첫 언급
3월 5일 그리스 평가전 출전 여부 갈림길
결정 빠를수록 최종 엔트리 구상에 유리


박지성(33·PSV아인트호벤)이 3월 그리스와의 원정 평가전에 출전할 수 있을까.

박지성이 태극마크를 다시 달수 있을지 여부는 국민적인 관심사다. 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최근 인터뷰에서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던 박지성을 직접 만나 본인 의사를 들어보겠다고 밝힌 뒤 그의 복귀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여론의 초점은 크게 두 가지다. 둘이 언제 만나느냐와 박지성의 수락여부다.

16일(한국시간) 브라질의 포스 도 이구아수에서 진행된 동계 강화훈련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난 홍 감독이 박지성과의 만남에 대해 입을 열었다.

“박지성을 언제쯤 만날 생각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네덜란드 출국 날짜를 확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재차 “면담 시기가 2월경이 될 수도 있느냐”고 묻자 그는 “모든 게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홍 감독은 한 가지만큼은 분명히 했다. 그는 “(박지성을) 만나려는 건 본인의 의향을 직접 듣고 싶어서일 뿐 (대표팀) 합류를 전제하고 있는 게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확대해석을 경계한 것이다. 하지만 2월 만남이 갖는 의미는 상당히 크다.

당초 홍 감독은 3월 그리스 원정 기간 만남을 염두에 뒀다. 이 기간에 만나 의견을 나누는 게 가장 자연스럽다는 판단이었다. 그런데 이날 홍 감독은 2월도 가능하다고 했다. 조금 더 빨리 만나 담판을 짓겠다는 생각도 갖고 있는 것이다.

날짜가 중요한 건 박지성의 대표팀 복귀 시점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만약 박지성이 2월 만남에서 복귀를 받아들인다면 3월5일(현지시간) 그리스와 평가전 출전도 가능해진다.

3월 평가전은 월드컵을 준비하는 대표팀에 상당히 중요하다. 5월 예정된 최종 엔트리(23명) 확정에 앞서 대표팀이 치르는 마지막 공식 A매치다. 이 무렵이면 최종 엔트리의 윤곽이 나온다. 포지션별 주전 선수가 가려지고, 백업 요원들도 확정 단계다. 해외파들이 총 출동할 그리스 평가전에 출전하는 선수는 브라질월드컵 본선행을 보장받았다고 봐도 무방하다. “대표팀에 그리스 평가전의 중요성이 높지 않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홍 감독도 고개를 끄덕였다.

전례도 있다. 2010남아공월드컵을 준비할 당시 허정무호는 3월 영국 런던에서 아프리카 강호 코트디부아르와 원정 평가전을 치렀다. 그 때 선발된 선수들 대부분이 남아공으로 향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박지성의 복귀 결정은 3월 이전이 좋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복귀한다면 빠를수록 좋다는 판단에서다. 그래야 홍 감독의 전술운용 폭이 넓어지고, 최종 엔트리 선발 구상도 명확해진다. 아울러 박지성이 하루라도 빨리 동료들과 손발을 맞춰야 조직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박지성은 2011년 1월 카타르 아시안컵을 끝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3년간의 공백은 쉽게 메울 수 없다.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은 기존 선수들 못지않게 새 얼굴들도 많기 때문이다.

박지성이 합류한다면 홍명보호는 천군만마를 얻는다. 그의 존재만으로도 영향력은 엄청나다. 해외에서 ‘아시아 축구’와 ‘한국 축구’를 거론할 때 아이콘처럼 거론되는 박지성이다.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만날 러시아, 벨기에, 알제리에도 공포감을 심어줄 수 있는 존재가 바로 박지성이다.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볼 때 홍 감독과 박지성이 2월에 만나 결정을 짓는 게 가장 현명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구아수(브라질)|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