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 귀환을 알리다

입력 2014-01-21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안현수. 사진|러시아 빙상연맹 홈페이지

■ 안현수, 유럽선수권 4관왕 포효

러시아 대표 된 뒤 첫 출전한 국제대회
1500m 제외 전종목 1위…소치 金 예약
전성기보다 기량 발전했다 평가 쏟아져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29·러시아명 빅토르 안)가 완벽하게 귀환했다. 그는 20일(한국시간)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2014 유럽쇼트트랙선수권대회 남자 5000m 계주 결승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남자 500·1000·3000m에 이어 대회 4관왕에 올랐다. 같은 날 열린 1000m 결승에서 1분24초940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이어 열린 3000m에서 4분47초462로 우승했다. 5000m 계주에선 팀 동료들과 합작해 6분45초803으로 1위를 차지했다. 러시아쇼트트랙대표가 된 뒤 처음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1500m를 제외한 모든 종목을 석권하며 2014소치동계올림픽 전망을 한층 밝혔다.


● 명불허전의 폭발적 막판 스퍼트

안현수는 이번 대회에서 장기인 ‘막판 스퍼트 능력’을 십분 보여줬다. 1000m에서 선두로 나선 블라디미르 그리고레프(러시아) 뒤에 바짝 붙어 페이스를 조절하다 2바퀴를 남겨두고 인코스를 공략해 1위로 올라서고는 그대로 결승선을 통과하더니, 3000m에서도 3바퀴를 남긴 상황에서 4위로 달리다가 곡선구간에서 3명을 연이어 제치며 1위를 차지했다. 계주도 최하위로 달리며 체력을 비축했다가 레이스 막판 격차가 꽤 벌어진 네덜란드를 순식간에 따라잡더니 마지막 주자로 나서서 과감하게 인코스를 파고들어 역전에 성공했다. 국내 쇼트트랙의 한 관계자는 “계주의 경우 레이스 마지막에 치고 나올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 안현수가 그런 부분에서 탁월했다”며 “경기하는 모습을 보니 무릎 부상에서도 완벽하게 회복한 것 같고, 몸을 상당히 잘 만들었더라. 체력적으로 힘에 부치지 않는 모습이었다”고 평가했다.


● 스타트는 예전보다 낫다!

안현수는 단거리에서도 탁월한 기량을 과시했다. 19일 치른 500m에서 40초644에 결승선을 통과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원래 500m는 그의 주종목이 아니었다. 게다가 체력 소모가 큰 단거리에서 30대에 접어든 선수가 좋은 성적을 거두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안현수는 이번 대회에서 단거리 금메달을 획득했다. 오히려 전성기보다 기량이 발전했다는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쇼트트랙 관계자는 “순발력이 예전에 비해 더 좋아진 느낌이다. 힘이 붙어서 그런지 스케이트를 미는 힘이 아주 좋더라. 500m만 두고 보면 스타트가 더 좋아졌다”고 칭찬했다. 안드레이 막시모프 러시아대표팀 코치도 “500m만 놓고 보면 전성기보다 지금이 더 좋다”고 칭찬했다. ‘쇼트트랙 황제’는 과거보다 더 업그레이드돼 화려한 부활을 널리 알렸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