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 vs 예니 볼프
모태범 vs 샤니 데이비스
이승훈 vs 스벤 크라머
러시아 소치에서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하는 ‘빙속 3총사’ 이상화(25·서울시청)-모태범(25)-이승훈(26·이상 대한항공)에게는 강력한 라이벌들이 존재한다. 그들도 지난 4년간 차가운 얼음판 위에서 땀을 쏟으며 소치동계올림픽을 준비했다.
먼저 이상화의 경쟁 상대는 한 시기 앞서 최강자로 군림했던 노장 예니 볼프(35·독일)를 꼽을 수 있다.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 선수로 35세의 나이에 올림픽에 출전한다는 것부터 박수를 받을 만한 베테랑이다. 그러나 볼프에게는 매우 간절하고 분명한 목표가 있다. 여자 500m 세계기록을 3차례나 작성했지만, 단 한번도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지는 못했다. 4년 전 밴쿠버에선 절정의 기량으로 우승을 확신했지만, 혜성처럼 나타난 이상화에 밀려 은메달에 그쳤다.
소치는 볼프에게 사실상 마지막 올림픽 무대다. 그러나 최근 하향세가 뚜렷하다. 이상화보다 나은 기록을 세운 적이 없다. 그러나 선수 인생을 건 마지막 레이스에 나서기 때문에 볼프를 끝까지 경계해야 한다. 이상화도 “4년 전 가장 큰 경쟁 상대는 볼프였다. 지금도 변한 것은 없다”고 말하고 있다.
모태범은 스피드스케이팅의 흑인 스타이자 ‘빙판 위의 우사인 볼트’로 불리는 샤니 데이비스(32·미국)와 대결한다. 데이비스는 2006년 토리노올림픽과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 잇달아 10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백인의 종목’으로 꼽혔던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그의 존재는 여러 가지로 특별하다. 빙상 종목 사상 첫 흑인 금메달리스트다.
이승훈은 밴쿠버에서 레인 교차 규정 위반으로 실격당했던 스벤 크라머(28·네덜란드)와 재대결한다. 4년 전에는 불운했지만 크라머는 여전히 장거리의 최강자다. 올림픽에서 2번 연속 실수할 가능성은 매우 적다. 이승훈과 진검승부가 예상된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