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현기자의 여기는 이구아수] 4-2-3-1→4-4-2 홍명보호 ‘투톱 카드’ 실험

입력 2014-01-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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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브라질 전지훈련을 마치고 21일(한국시간)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결산인터뷰를 가졌다. 지금까지 4-2-3-1 포메이션을 주로 써온 홍 감독은 미국에서 진행될 3차례 평가전에서 4-4-2 전술을 시험해 볼 계획이 있음을 밝혔다. 이구아수(브라질)|남장현 기자

■ 북중미 상대 3차례 A매치 시험대

변수 많은 월드컵 본선 대비 ‘플랜B’ 준비
이구아수 훈련 한국형 축구 수준 향상 성과
베이스캠프 현지 분위기
익혀 경쟁력 확보

축구대표팀 홍명보호가 올 해 1단계 강화훈련을 마쳤다. 대표팀은 21일(한국시간) 브라질 포스 도 이구아수 ABC아레나에서 진행된 훈련을 끝으로 일주일 간의 브라질 일정을 마무리했다. 홍명보(45) 감독은 비교적 만족스럽다는 의견을 전했다. 이날 홍 감독은 대표팀 숙소가 마련된 버번 카타라타스 컨벤션 & 스파 리조트에서 취재진과 결산 인터뷰를 갖고 이구아수 훈련의 성과를 밝혔다. ▲한국형 축구의 진척 상황 ▲월드컵 베이스캠프 예행연습 ▲전술적인 변화 모색 등 다양한 견해를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대표팀은 이날 북중미 3개국(코스타리카-멕시코-미국) A매치 시리즈가 예정된 미국 LA로 떠났다.


● 전술적인 변화

이구아수 훈련이 월드컵 시뮬레이션, 선수단 몸만들기에 주력했다면 미국에서의 2차 훈련은 실전감각 익히기가 주제다. 기본적인 패스 연결도 안 되던 태극전사들의 조직력도 서서히 좋아지고 있다. 홍 감독은 ‘빠른 판단’과 ‘공간 만들기’를 집중 주문했다. 홍명보호 코칭스태프는 이번 훈련 성과를 토대로 3월 그리스 원정 평가전과 최종 엔트리의 선발 가능성을 가늠할 계획이다.

“우리 선수들의 월드컵 경쟁력은 분명 있다. 경험도 있다. 다만 월드컵이란 중압감을 젊은 선수들이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물론 이청용, 기성용, 구자철, 손흥민, 김보경 등 검증된 선수들 외에도 혹여 발생할지 모를 변수에 대비해 플랜B도 철저히 가져가겠다.”

홍 감독은 다양한 전술 운용도 염두에 두고 있다. 지금껏 4-2-3-1 포메이션을 기본 시스템으로 사용한 대표팀은 상황에 따라 투 톱 전략도 구상 중이다. 월드컵 본선에서는 변수가 많기 때문에 미리 대비하겠다는 생각이다.

“4-3-3 전략도 마음 같아서는 쓰고 싶지만 아직 이를 소화할 준비가 안돼 있다. 월드컵 본선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위험 부담이 크다. 4-2-3-1과 거의 비슷한 4-4-2로의 변화는 가능하다고 본다. 미국 내 A매치 3연전에서 투 톱을 활용할 수도 있다.”


● 한국형 축구 어디까지 왔나?

작년 7월 동아시안컵을 시작으로 공식 지휘봉을 잡은 홍 감독은 ‘한국형 축구’를 기치로 내걸었다. 빠르고 강한 압박, 강철 체력, 단단한 디펜스가 전제된 측면에서의 스피디한 움직임, 넓은 활동량 등으로 세계 축구를 놀라게 하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었다. 홍 감독은 이구아수 결산 인터뷰를 통해 월드컵 본선에 맞는 ‘한국형 축구’를 구사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콤팩트한 축구를 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90분 내내 상대를 압박하기는 어렵다. 다만 체력적인 준비가 돼 있으면 우리의 장점인 많은 활동량으로 상대를 계속 괴롭히고 귀찮게 할 수 있다. 공격적인 상황에서 우리가 지닌 기술적인 부분을 극대화할 수 있다. 우린 많은 공간을 열고, 상대에 최소한의 공간을 내줌으로서 한국 축구의 월드컵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물론 단단한 수비가 전제돼야 한다.”

경험도 있다. 2012런던올림픽에서 홍 감독의 올림픽대표팀은 예상을 깨고 사상 첫 동메달 위업을 달성했다. 브라질과 4강전을 제외하면 모두 원하는 플레이를 했다. 꾸준하고 일정 수준의 경기력이 유지되면서 원하는 결실을 냈다.

“올림픽에서 우린 거의 비슷한 형태로 해왔다. 경기력은 들쑥날쑥해선 안 된다. 월드컵도 그렇다. 조별리그 3경기 내내 꾸준해야 한다.”

대표팀은 이구아수 훈련 내내 컨디션 끌어올리기에 매진했다. 전술 훈련 틈틈이 이케다 세이고 피지컬 코치의 지도로 체력 훈련도 병행했다. 세이고 코치는 “70%%까지 올라왔다. 코스타리카와 A매치 첫 경기(26일 오전·LA 콜로세움)까지 최대한 몸을 만들겠다”고 했다. 홍 감독도 “컨디션이 많이 올라왔다. 몸도 무거웠는데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21일(한국시간) 브라질 이구아수에서 진행된 마지막 대표팀 훈련을 마친 태극전사들이 일주일간 함께 한 ABC 아레나를 빠져나가고 있다. 이구아수(브라질)|남장현 기자



● 월드컵 시뮬레이션

대표팀은 월드컵 본선 기간 중 이구아수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기로 했다. 이달 말 국제축구연맹(FIFA)에 예약 등록을 마쳐야만 확정되지만 현실적으로 지금 와서 다른 지역으로 바꿀 수도 없다. 홍 감독은 이구아수 훈련을 시작하며 “월드컵 예행연습 체계로 준비하겠다”고 했다. 괜찮았다. 숙소도 좋았고, 월드컵 공식 훈련장이 될 페드로 바소 아레나의 리모델링도 3월 중순이면 끝난다. 코치들이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이구아수에서의 동선을 대표팀 스태프가 훤히 꿰게 된 것도 소득이다. 더불어 이구아수시(市)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도 약속 받으면서 걱정을 덜었다.

“6월에 베이스캠프가 차려지는데, 대표팀 스태프가 익숙한 상태에서 준비하게 돼 이구아수 훈련의 성과가 좋았다. 선수들도 월드컵 분위기를 익히고, 본선 경쟁력이 누가 좋은지 확인할 수 있었다. 너무 많지도 않고 적절히 훈련을 했다.”

이구아수(브라질)|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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