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99위서 치고 올라가 준우승

입력 2014-01-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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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 사진제공|CJ

PGA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 공동 2위
2R 66위·3R 27위…교민들 열띤 응원
美 스털링 마지막홀 버디로 역전 우승

99-66-27-2.

아쉬운 경기였지만 많은 의미를 갖게 한 숫자였다. ‘탱크’ 최경주(44·SK텔레콤)가 2년 8개월 만에 찾아온 우승을 눈앞에서 놓치고도 호탕하게 웃었다.

2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토리파인스 골프장 사우스코스(파72·7698야드)에서 열린 미 PGA 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총상금 610만 달러) 최종 4라운드. 남자골프의 간판스타 최경주가 최종 합계 8언더파 280타를 치며 공동 2위로 시즌 최고 성적을 올렸다.


● PGA 8승 관록이 돋보인 투혼

3라운드 순위는 공동 27위. 1라운드 99위, 2라운드 66위로 컷을 통과한 최경주는 차근차근 순위를 끌어올리며 최종 4라운드를 맞았다.

선두와 6타 차까지 벌어져 우승을 예상하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최경주는 이날 몰아치기(6언더파 66타)에 성공하면서 단숨에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PGA 통산 8승의 관록이 빛났다.

9번홀까지 3타를 줄인 뒤 10번홀에서 다시 버디를 추가해 공동 7위로 올라섰다. 선두 그룹에 2타 차. 최경주의 추격은 계속됐다. 14번홀(파4)에서 마침내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이날 7번째 버디를 잡아내며 상승세를 계속 이어갔다.

17번홀(파4)에서 보기를 적어내며 잠시 흔들렸던 최경주는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공동 선두로 먼저 경기를 끝냈다.

아쉽게도 우승은 스콧 스털링(미국·9언더파 279타)에게 돌아갔다. 18번홀에서 2온에 성공하며 버디를 잡아내 짜릿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은 놓쳤지만 최경주의 표정은 밝았다. 그는 “(우승보다) 시즌 두 번째 출전한 경기에서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해 만족스럽다. 올해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여유를 잃지 않았다.


● “최경주는 한국의 타이거 우즈”

“한국인들에겐 자랑이다. 한국의 타이거 우즈 같은 존재다. 정말 존경할 만하다.”

이날 골프장에는 유독 많은 교민응원단이 찾아왔다. 최경주의 선전이 계속되자 수천 여 교민들의 응원도 힘이 실렸다. 여기저기서 ‘CHOI’ ‘CHOI’를 연호하는 응원의 소리가 커졌다.

두 딸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스티브 홍 씨는 최경주를 응원하며 “한국인의 자랑이다. 저런 선수가 또 나오기는 어렵다. 젊은 선수들이 PGA 투어에 많이 진출했지만 최경주 선수가 보여주는 행동과는 차이가 있다. 분명 교민들에게도 큰 힘이 되고 있다”라고 엄지를 세웠다.

최경주는 “교민들의 응원은 큰 힘이 된다. 타이거 우즈와 비교할 수 없겠지만 그렇게 봐주시니 영광이다. 응원해주는 모든 분들에게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멋쩍어 했다.

우승의 아쉬움을 뒤로 한 최경주는 새로운 각오를 밝혔다.

최경주는 “올해 목표는 1승 이상이다. 그리고 2년 안에 2승을 추가해 10승을 채우고 싶다. 그런 다음 한국인 최초로 골프 명예의 전당에 가입하고 싶다”라며 또 다른 도전을 시작했다.

샌디에이고(미 캘리포니아주)|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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