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어디가2’ 정윤정 PD “저만 잘 하면 되죠”

입력 2014-02-22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일밤-아빠! 어디가?2’. 사진제공|MBC

“하루 아침에 사랑에 빠지기 힘들지 않나.”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아빠! 어디가?2’(아어가2)의 연출자 정윤정 PD가 한 달 동안 프로그램을 연출하며 느낀 소감이다.

시즌1이 워낙 큰 사랑을 받아 그 뒤를 잇는 것에 부담감은 당연했다. 시청자의 관심을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정윤정 PD는 자신만 달라졌을 뿐 모든 것은 그대로라며 “내가 잘 섞이면 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첫 방송한 ‘아어가2’는 성동일과 딸 빈, 윤민수와 아들 후, 김성주와 아들 민율, 류진과 아들 찬형, 안정환과 아들 리환, 김진표와 딸 규원이 출연하고 있다. 방송 전 일부 아빠들의 출연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연예인이 아닌 자연인으로서 아빠들의 모습과 아이들의 순수함이 프로그램의 여전한 인기를 이끌고 있다.

새로운 출연진과 함께 프로그램에 새로 투입된 정 PD는 메인인 김유곤 PD와 프로그램을 연출한다.

“김유곤 PD를 잘 도와야 하는 입장이다. 저만 바뀌었지 프로그램의 색깔, 스태프는 그대로다. 그 안에 제가 잘 섞이면 된다. 워낙 유능한 스태프여서 제가 잘 해야만 한다.”

잘 차려진 밥상에 자신은 그저 숟가락만 얻는 모양새라고 하지만 시즌1이 선풍적인 인기를 받았기에 적지 않은 부담감이 그를 압박했다.

육아 예능프로그램으로서 독주 체제도 무너졌다.

‘아어가’의 인기로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와 SBS ‘오 마이 베이비’ 등 비슷한 소재의 프로그램이 늘어나면서 관심은 분산됐다. 자연스레 시즌2에 대한 반응은 1에 비해 미약한 듯 보였다.

이에 대해 정 PD는 냉정하게 답했다.

“시청자가 하루 아침에 사랑에 빠지기는 힘들지 않느냐”며 “경쟁상대가 많아졌기 때문에 비교되는 것은 다양하다. 하지만 신경쓰기보다는 아이들에게는 환경에, 시청자에게는 아이들에 빨리 익숙해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제가 할 일”이라고 밝혔다.

사진제공|MBC


시즌2의 아이들은 1보다 평균 연령이 낮아졌다. 여자 어린이도 2명으로 늘었다.

초등학생 1학년이 된 후는 ‘최고령’으로 맏형, 맏오빠 역할을 한다. 후, 찬형, 리환, 빈, 민율, 규원 여섯 명의 어린이들은 “만드려야 만들 수 없는” 1기 아이들보다 캐릭터가 강하다.

“세상에 이런 아이들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실제로 보니 훨씬 더 귀엽더라. 특히 후는 정말 보석 같은 아이다. 어린 나이에 맞지 않게 동생들을 잘 챙기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 아이들이 어려져서 그런지 현장 분위기는 1기보다 더 ‘업’되는 것 같다.”

그래서 프로그램의 재미는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곳에서 배어나온다.

촬영 전 “미리 짜놓은 계획이 필요치 않은”, “틀 자체를 넘어 행동하는 아이들이 빚어내는” 상황의 연속이다. 베테랑인 정 PD도 혀를 내두르기 여러 차례다.

“계획 그대로 현장에서 진행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 아이들 통제가 불가능한 극도의 리얼함 속의 돌발상황은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재미를 준다. 여타의 리얼리티프로그램은 가상의 상황을 주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는데, ‘아어가2’는 아빠와 아이들의 실제 관계에서 나오는 감정이 전혀 다르다. 이를 잘 담아내는 것이 관건이다.”

정 PD의 대표작은 ‘우리 결혼했어요’.

김용준·황정음 커플과 조권·가인 커플을 연출하며 프로그램의 전성기를 이끈 그는 그동안 많은 리얼버라이어티를 연출해왔지만 ‘아어가2’는 그 어느 프로그램과 전혀 다르다고 강조안다.

정 PD에게는 또 다른 책임감이 있다.

‘일밤’의 또 다른 코너인 ‘진짜사나이’의 김민종 PD와 지난해 2월 결혼했다. 부부가 ‘일밤’을 이끌고 있는 셈이다.

“신랑은 군대가니 만나기도 어렵다. 오랜만에 얼굴 보면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냥 포기하고 만다. 하하! 신랑이 잘 하고 있으니 저도 잘 하면 된다. 하하!”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