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광 “맘껏 먹고 이겨만 다오”

입력 2014-03-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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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광. 스포츠동아DB

경남 맏형 김영광 홈 개막전 승리에 보람
경기 전날 후배들 간식 파티 30만원 쾌척


“오늘처럼만 이기면 매일 사줄 수 있죠.”

경남FC 골키퍼 김영광(31)이 흐뭇한 웃음을 지었다.

김영광은 9일 성남FC와 홈 개막전에서 무실점으로 상대 공격을 막으며 1-0 승리를 이끌었다. 김영광의 책임이 막중했다. 김영광은 경남의 베스트11 중 나이가 가장 많다. 사실 김영광이 최고참 대우를 받을 나이는 아니다. 상대적으로 경남 주축 선수들이 어린 탓이다. 경남은 올 시즌을 준비하며 과감히 신예 위주로 팀을 재편했다. 이날 중앙수비수 중책을 맡은 우주성, 코너킥으로 도움을 올린 공격수 송수영은 신인이다.

김영광은 프로와 대표경력이 풍부하다. 혼자만 잘 하는 것 이상으로 후배들을 이끌어야 했다. 김영광은 경기 전날 후배 15명을 데리고 커피숍을 갔다. 커피와 빵 등 간식을 아낌없이 쐈다. 처음에는 머뭇거리던 후배들도 선배가 지갑을 기꺼이 열겠다고 하자 이것저것 주문했다. 순식간에 30만원이 훌쩍 넘었다. 하지만 금액으로 매기기 힘든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제가 때로는 아빠, 때로는 옆집 형이 돼야할 것 같더라고요. 편하게 해 주고 싶었어요. 간식 사면서 ‘내일 반드시 이기자‘고 했는데 애들이 잘 따라와 주고 협력해 줬어요. 너무 열심히 뛰어줘서 고마워요.”

특히 중앙수비수 우주성은 경기 초반 우왕좌왕 했지만 “평소처럼 해라. 네 앞으로 볼 오면 걷어내면 된다. 단순하게 생각하라”는 김영광 말에 정신 차리고 곧 경기에 녹아들었다.

경남 이차만 감독 역시 “김영광처럼 기량이 검증된 선수가 훈련 도중 후배들에게 많은 이야기 해주며 귀감이 되는 모습까지 보여줘 팀에 큰 힘이 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창원|윤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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