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의 진짜 사나이] 금민철 “시즌 끝까지 선발로 던지겠다”

입력 2014-03-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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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금민철. 스포츠동아DB

■ 넥센 금민철

2010년 궂은일도 도맡아 한 역전의 용사
팔꿈치수술→2년간 공익근무→넥센 복귀
밤엔 공익근무 낮엔 목동구장서 재기 피칭
염경엽 감독 “예전보다 제구가 좋아졌다”


‘금데렐라’가 돌아왔다.

2년간의 공익근무를 마치고 그라운드에 돌아온 넥센 좌완 금민철(28)이 2014년 ‘웅비’를 꿈꾸며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두산 시절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하며 ‘금데렐라’라는 애칭을 얻었던 그는 병역의무를 수행하기에 앞서 넥센이 안팎으로 힘들던 시절에 선발과 불펜을 오간 ‘역전의 용사’다. 넥센 이장석 대표가 올해 시무식에서 “2010년에 잘 해줬던 금민철 선수가 돌아와 기쁘다”고 직접 언급한 것도 그에 대한 추억과 애정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 밤엔 근무, 낮엔 훈련…. 부활을 꿈꾸다

금민철은 2011년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공익근무에 들어갔다. 12일 시범경기 목동 KIA전에 앞서 만난 그는 “서울 강서구 농수산물시장에서 근무했다”며 쑥스러운 듯한 미소를 지었다. 공익근무 첫 1년 동안은 재활과 휴식으로 보냈다. 이후 1년간은 야간근무조에 편성됐다. 오후 6시 출근해 이튿날 오전 9시 퇴근하는 고단한 일정. 야간근무조에 들어간 것은 낮시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였다. 밤새 새우잠으로 잠시 눈을 붙인 뒤 근무가 끝나면 목동구장으로 나가 착실하게 복귀를 준비했다.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몸을 만들었고, 불펜피칭도 곁들였다. 틈틈이 TV로 야구를 보며 분위기도 익혔다. 지난해 11월 15일 병역을 마친 뒤에는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훈련에 합류해 굵은 땀방울을 쏟았다.


● 선발로테이션 지키고 싶다

금민철은 “2년의 시간을 최대한 보람 있게 보내려고 노력했다”며 “정신적으로도 많이 성숙해진 느낌이다”고 밝혔다. 올 스프링캠프에서도 어느 때보다 진지한 자세로 훈련했고, 이는 코칭스태프의 믿음을 사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염경엽 감독은 “공익근무 때 목동에 나와 볼을 던지면서 과거보다 제구력이 더 좋아졌다”며 “캠프 때도 정말 열심히 했다. 5선발로 개막전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11일 KIA전을 통해 시범경기에 처음 선발로 등판했던 금민철은 3회 갑자기 왼쪽 종아리 통증을 느껴 3타자를 연속 볼넷으로 내보낸 뒤 조기에 강판됐다. 공식기록은 2이닝 1실점(비자책). 하루가 지나 통증이 많이 사라졌다는 그는 “큰 부상이 아니라 다행”이라며 “다음 등판 때는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3년 만에 1군 무대에 다시 서는 그의 목표는 오로지 하나. “기회가 온다면 시즌 끝날 때까지 로테이션을 지키고 싶다.” 정신적으로, 기술적으로 성숙해질 수 있었던 지난 2년을 토대로 새로운 도약을 노리는 금민철이다.

목동|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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