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메인 구매, 이렇게 하면 '대략 난감'

입력 2014-03-28 21: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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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를 막론하고 어떠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면 가장 중요 한 것 중 하나가 바로 '브랜딩(Branding)'이다. 이는 회사나 제품, 혹은 서비스의 이미지를 외부에 각인 시키기 위한 일련의 활동을 의미하는데, 그 중에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도메인, 즉 인터넷 주소를 잘 구매하는 것이다. 이에 성공한 경우, 해당 사업의 도메인이 아예 서비스나 기업의 이름으로 자리 잡기도 한다. 특히 2000년대 초반에는 이러한 이른바 닷컴 기업들이 붐을 이루기도 했다.


인터넷이 완전히 생활의 일부로 자리 잡고, 검색 서비스가 크게 발달한 요즘은 이전에 비해 도메인 브랜딩에 대한 관심이 다소 떨어진 것 같지만 그렇다고 하여 소홀히 할 순 없다. 어느 정도 정착한 경쟁자들이 이미 좋은 도메인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주목도가 예전만 못한 것처럼 느껴질 뿐이지 중요성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도메인을 구매하는 것 자체는 그다지 어려운 것이 아니고 비용이 많이 들지도 않는다. 가비아 같은 도메인 등록 서비스 업체의 신청 페이지(https://domain.gabia.com/regist/regist_domain)에 가서 등록하고자 하는 도메인의 이름을 입력해 검색해 보자. 해당 도메인을 구매할 수 있는 지의 여부를 몇 초 만에 확인할 수 있다. 만약 해당 도메인이 다름 사람에게 선점 되지 않았다면 불과 2만 원 남짓(1년 기준)의 등록비를 지불하고 해당 도메인을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다. 만약 행사 기간이라면 1만 원 남짓으로 등록비가 낮아지기도 한다.



다만, 도메인을 구매할 때 명심해야 하는 것 몇 가지가 있다. 국내외의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사항을 강조한다.

1. 자신을 대표할 수 있는 단어가 포함된 도메인을 먼저 확보

: 너무나 당연한 원칙 같지만 종종 이를 어기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도메인 검색을 해보면 의의로 길이가 짧으면서도 재치 있는 단어, 혹은 유행어로 구성된 도메인이 아직 주인이 없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그리고 실제로 일부 기업은 이런 도메인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상당수는 이런 도메인을 구매했다가 후회하곤 한다. 유행은 잠시지만 기업은 영원해야 하기 때문이다.

2. 되도록 많은 범위를 포괄할 수 있는 상위 개념의 단어로

: 간혹 기업의 이름보다는 해당 기업에서 팔고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이름이 더 유명한 경우도 있다. 이를테면 김치 냉장고 브랜드인 ‘딤채’는 이 제품의 제조사인 ‘위니아만도’ 보다 잘 알려져 있다. 비슷한 경우의 사업자라면 잘 알려진 제품이나 서비스의 이름을 기업의 주 도메인으로 쓰고자 하는 유혹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주력 서비스나 제품은 언제든지 다른 것으로 바뀔 수 있다. 또한, 기업의 규모가 커지면 결국 다양한 개념을 포괄할 수 있는 도메인을 가져야 한다. 너무 좁은 의미의 도메인은 이는 해당 기업의 발전 가능성을 제약 할 수도 있다.

3. 다른 기업의 영역을 침범할 수 있는 도메인인지 고려해야

: 간혹 자사의 이름, 혹은 자사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의 이름을 기반으로 도메인을 만들었는데, 이름이나 제공 서비스가 유사한 다른 기업이 존재할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 이 경우, 도메인의 소유권을 둘러싼 분쟁이 생길 수 있다. 물론 도메인은 선점한 쪽에서 우선적인 권한을 가지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부정한 목적으로 도메인을 선점했을 경우엔 해당 소유권을 박탈할 수 있다는 법적 판결이 난 경우가 있는 등, 이런 원칙에는 예외가 없지 않다. 특히 분쟁시에는 이는 해당 단어에 대표성을 더 많이 가지는 큰 기업일수록 유리하다. 따라서 도메인을 취득하기 전에, 더 나아가 기업이나 서비스의 이름을 정하기 전에 타 기업과의 분쟁 가능성 여부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4. 해당 도메인에 부정적인 의미의 외국어가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음

: 영원히 국내에서만 사업을 한다면 모르겠지만, 기업의 규모가 커지면 언젠가는 해외 진출을 할 가능성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이 때 국내에선 평범해 보이는 단어나 약자가 해외에선 욕설이나 비아냥의 뜻으로 쓰일 수도 있으므로 이에 해당하는 단어가 포함된 도메인을 잘 골라내야 한다. 이를테면 ‘기쁨의 소리(sound of delight)’라는 이름의 음향기기나 음반을 출시하고 도메인은 그 약자인 ‘sod.com’을 등록했는데, 사실 sod는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성적인 의미가 담긴 욕설 중 하나로 통한다. 게다가 일본에는 ‘SOD’라는 이름의 성인 영상물 제작 회사도 있다. 이 때문에 해외 진출에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으니 이 점도 충분히 고려하자.

5. 이미 선점 된 도메인을 구매하기 위한 무리한 지출

: 몇몇 도메인이 거액에 거래된다는 이야기는 이미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해외에선 실제로 fund.com이 999만 달러에, sex.com이 무려 1,300만 달러에 거래된 바 있으며, 한국에서도 2000년에 두루넷이 korea.com을 500만 달러에 사들인 바 있다. 다만, 이렇게 도메인을 사들인 기업들이 나름 유명세를 탄 것은 사실이지만, 비싼 도메인 구매 비용 만큼의 이득을 거두었다는 소식은 좀처럼 들리지 않는다. 도메인 자체의 이름을 이용해 대대적인 마케팅을 할 계획이 아니라면 이미 선점된 도메인을 사들이기 위해 지나친 비용 지출을 하는 것은 그다지 현명하지 않다.

이 외에도 검색 엔진에서 노출이 잘 되는 이름의 도메인이 무엇인지 찾아야 하며, 입력하기 어려운 복잡한 철자의 단어를 되도록 배제할 것, 그리고 일단 만족스러운 도메인을 구매했더라도 등록 기간이 끝나기 전에 미리 소유권을 갱신해 두지 않으면 다른 업체에 이를 빼앗길 가능성도 있다는 점 등을 유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미국의 IT 전문 칼럼리스트인 스티브 존스(Steve Jones)는 인터넷 경제 전문지인 비즈이스인사이더(Business insider)를 통해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도메인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몇 가지 실수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라고 지적하며 “이러한 실수를 방지하는 것이 성공적인 브랜딩의 시작” 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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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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