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흥련 “난세의 영웅이 되고 싶다”

입력 2014-04-01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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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흥련.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이흥련.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프로 2년차 백업포수 데뷔 무대 합격점
부상 이탈 진갑용 이지영 빈자리 채워야
류중일 감독 신뢰 속 마인드컨트롤 주력


“난세의 영웅이 되고 싶습니다.”

‘프로 2년차’ 삼성 포수 이흥련(25)의 목소리는 밝았다. 그는 29~30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KIA와 홈개막 2연전에 출전했다. 1차전은 8회 대수비로, 2차전엔 선발 마스크를 썼다.

사실 경험이 일천한 선수가 개막전 같은 큰 무대에 서기엔 부담이 크다. 팀을 진두지휘해야 하는 포수는 더더욱 그렇다. 신인 선수에게 중책을 맡기기에는 적지 않은 위험부담이 따른다. 그러나 이홍련은 주전 마스크를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영원한 안방마님’ 진갑용(40)이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로 전반기에 나설 수 없다. 이지영(28) 마저 29일 경기에서 우측 늑간 근육 손상을 입고 한 달간 그라운드에 설 수 없다. 류중일 감독의 선택은 이흥련이었다.

이홍련은 작년 홍익대를 졸업하고 사자군단에 합류했다. 대학시절부터 블로킹과 송구능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류 감독은 “스프링 캠프에서 기량이 크게 발전한 선수다”고 칭찬했다.
데뷔전은 합격점이었다. 30일 경기에서 안정적인 모습으로 선발투수 벤덴헐크를 이끌었다. 특히 3회 크게 흔들렸을 때 템포를 쉬어가며 호흡을 조절해줬다. 타석에서도 3타수 1안타를 기록하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그는 “백업포수는 언제든지 투입될 준비를 해야 한다. 긴장감도 갖고 있어야 한다. 주전으로 나선다고 특별한 느낌은 없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부담이 없진 않을 터. 하지만 마스크를 쓰고 있는 동안 최대한 즐기고 배울 생각이다. 그는 “기회가 왔는데 갑용 선배나 지영이형이 없다고 성적이 안 좋으면 저한테 화살이 돌아온다. 이기는 플레이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제 단 2경기 출전. 스스로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그는 “차동엽 신부가 쓴 ‘희망의 귀환’이란 책을 읽으며 마음을 다스리고 있다. 데뷔전을 마치고 아버지께서 들뜬 마음에 전화 주셨는데 그러지 마시라고 말씀드렸다”고 웃었다. 이흥련은 지금 2군 무대에서 갈고 닦은 기량을 차분하게 드러낼 각오로 뜨겁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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