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넘보지 못할 타격 기록 써가며 가장 많이 승리한 명가

입력 2014-04-03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1. 2013년 삼성은 전성기 해태, 현대, SK도 이룩하지 못한 사상 첫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 통합 3연패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2. 삼성은 2001까지 전통의 강호였지만 비운의 팀이기도 했다. 승부사 김응룡 감독(가운데)을 영입한 삼성은 2002년에 처음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뒤 21세기 최강 팀으로 거듭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프로야구단의 뿌리를 찾아서

‘비운의 팀’에서 21세기 최강자로
9. 삼성 라이온즈
〈끝〉

1987년 유일무이한 팀 타율 3할…타격 부문 압도적 1위
10회 우승 타이거즈보다 100승 이상 많은 역대 최다승
한국시리즈서 번번이 눈물…2002년 ‘7전8기’ 첫 우승
2011년부터 최초의 통합 3연패…최강의 역사는 진행형


삼성 라이온즈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팀이다. 1990년대까지는 최강의 전력을 자랑하면서도 번번이 우승 고지에 오르지 못하는 비운의 팀이었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가장 많이 우승한 팀으로 기록되고 있다. 7차례나 우승(1985년 전·후기리그 통합우승 포함)을 차지했고, 각종 팀 기록에서 대부분 1위에 올라 있다.


● 역사와 전통, 기록의 구단

프로야구 원년은 6개팀으로 출발했다. 그 중 지금까지 구단 이름이 바뀌지 않은 팀은 삼성과 롯데뿐이다.

1982년 2월 3일 신라호텔에서 창단식을 거행하며 화려하게 출발한 삼성 라이온즈는 3월 27일 동대문구장에서 MBC 청룡(현 LG 트윈스)과 역사적인 최초의 개막전을 치렀다. 그리고 그해 가을엔 OB 베어스(현 두산)와 최초의 한국시리즈를 펼쳤다. 그만큼 삼성은 한국프로야구사의 시작을 함께 한 팀이라 할 만하다.

무엇보다 역대 최다승 팀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지난해까지 32년간 통산 3923경기를 치렀는데, 2166승1668패89무를 기록해 통산승률이 0.565에 이른다. 프로야구 통틀어 1위다. 10회 우승에 빛나는 타이거즈(해태∼KIA)도 지난해까지 2029승1808패86무(승률 0.529)를 기록해, 삼성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삼성은 원년부터 지금까지 큰 기복 없이 상위권과 우승권에 포진해 있었다는 방증이다.

특히 삼성은 초창기부터 ‘타격의 팀’으로 군림했다. 그러면서 타격에 관한 한 각종 기록들을 보유하고 있다. 통산 팀타율이 무려 0.270(1위)에 이른다. 1987년엔 유일무이한 팀타율 3할을 작성하기도 했다. 지난해까지 통산 3만5579안타(1위)를 때려냈는데, 이만수∼양준혁∼이승엽으로 이어지는 최고의 거포들을 보유했던 팀답게 통산 홈런(3779개)과 통산 2루타(6180개), 통산 타점(1만8135개)에서도 압도적인 1위에 올라 있다.


● 만년 2인자, 한과 눈물의 시대!

삼성은 이와 같이 각종 기록에서 1위를 휩쓸고 있지만, 1990년대까지만 해도 유난히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1985년 전기리그와 후기리그에서 모두 우승해 아예 한국시리즈 자체를 없애면서 통합 우승을 달성하기는 했지만, 한국시리즈에서 무대에서는 번번이 눈물을 흘렸다.

1982년엔 박철순이 이끈 OB에 패퇴했고, 1984년엔 최동원의 원맨쇼에 막혔다. 1986년과 1987년엔 해태에 무릎을 꿇었고, 1990년 한국시리즈에선 MBC를 인수한 LG에 4전 전패로 물러났다. 1993년 다시 해태의 벽을 넘지 못했고, 2001년엔 두산에 밀려났다.

삼성은 이때까지만 해도 우승 조급증에 시달렸다. 잦은 감독 경질로 팀의 구심점과 방향을 찾지 못했고, 돈으로 특급선수를 수집하는 데 열을 올렸다. 그러나 삼성에게 한국시리즈는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였고, 한의 무대였다.


● 21세기 최강자, 바야흐로 삼성의 시대!

삼성은 2002년 비로소 한국시리즈 첫 우승의 한을 풀었다. 2001시즌을 앞두고 모셔온 ‘우승 청부사’ 김응룡 감독(현 한화 감독)의 지휘 아래 삼성은 한국시리즈에서 LG를 4승2패로 꺾고 우승 고지에 깃발을 꽂았다. 한국시리즈에서만 8번째 도전 만에 이룬 쾌거. 삼성의 우승 도전기는 그야말로 ‘7전8기’였다.

꼬였던 실타래의 매듭이 한번 풀리자 우승은 가까이 왔다. 선동열 감독이 부임한 2005년과 2006년 2연패에 성공하더니, 류중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사상 최초로 ‘페넌트레이스-한국시리즈 통합 3연패’를 이뤘다.

지난해까지 프로야구 32년 동안 가을잔치가 펼쳐진 것은 31차례(1985년 삼성 전·후기리그 통합우승으로 한국시리즈 무산). 삼성은 25차례나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다시 말해 삼성이 가을잔치에 나가지 못한 건 6번(1983·1988·1994·1995·1996·2009년)밖에 되지 않는다. 무려 15차례나 한국시리즈에 올랐고, 7차례나 우승을 했으니 이제 명실상부한 명문구단이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20세기의 삼성은 ‘비운’으로 대변되는 팀이었지만, 21세기의 삼성은 ‘최강’의 대명사가 됐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