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국민생활체육회, 잘 나가던 통합논의 중단…왜?

입력 2014-04-03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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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생활체육회, ‘KOC 분리’ 놓고 뒤늦게 제동
2009년에 의결된 사항…하부조직 반대가 원인


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제3차 체육발전위원회 전체회의. ‘국가대표 생애주기 지원계획’을 놓고 토론이 진행될 때 임태성(한양대 교수·21세기 스포츠포럼 상임대표) 위원, 전병관(경희대 교수·한국체육학회장) 위원 등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교육프로그램 개발 등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가 우선적으로 통합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국가대표를 포함한 아마추어선수들의 은퇴 후 일자리 창출을 위해선 반드시 국민생활체육회와 유기적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는 단편적 사례에 불과하지만,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은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의 발전적 공생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세계적으로 봤을 때도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이 분리돼 있는 나라는 드물다.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진룡·이하 문체부)도 강력한 의지로 두 단체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 급물살에 제동 걸린 통합 논의

문체부의 지시에 따라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는 지난해 말 개별적으로 통합 필요성을 검토했고, 두 단체 모두 큰 틀에서 통합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2017년 1월까지 통합을 완료한다는 시간표도 마련하고 양해각서(MOU) 초안도 교환했다. 이에 따라 대한체육회는 올 1월 이사회를 거쳐 2월 대의원총회에서 통합 찬성을 의결했다.

급물살을 타는 듯하던 통합 논의에 제동이 걸린 것은 국민생활체육회의 입장 변화 때문이다. 1월 공공기관장 회의에서 “통합하겠다”고 공표했던 국민생활체육회는 대한체육회 대의원총회가 열리기 하루 전인 2월 27일 스포츠 3.0 위원회에서 “KOC(대한올림픽위원회) 분리 가능성을 열어놓지 않는다면 통합은 어렵다”고 주장하며 딴죽을 걸었다.


● 내부 반대에 부딪힌 국민생활체육회

2009년 6월 대한체육회와 KOC를 통합한 대한체육회는 ‘KOC를 분리하지 않는다는 조건 하에서’ 국민생활체육회와의 통합을 의결했다. 이를 뻔히 알고 있는 국민생활체육회가 뒤늦게 KOC 분리 문제를 거론한 것은 표면적 이유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서상기 회장 등 국민생활체육회 수뇌부는 통합이라는 큰 대의에 동감하고 있지만, 하부조직의 반대에 부딪힌 것으로 알려졌다. 2월 대의원총회에서 안건으로 상정조차 하지 못하고 구두보고에 그친 것도 이 때문이다. 국민생활체육회 동향에 정통한 한 인사는 “시도지부 대표자들은 대부분 통합에 찬성하고 있다. 그러나 종목별 연합회 등은 대다수가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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