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인의 닥공, 오만한 광저우 깼다

입력 2014-04-03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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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레오나르도(오른쪽 3번째)가 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와의 G조 4차전에서 후반 선제 결승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전북은 레오나르도의 골로 광저우를 1-0으로 꺾고 원정 1-3 패배를 설욕했다. 전주|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seven7sola

■ 전북 1-0 승리…원정 오심 패배 설욕

전북, 정혁 경고누적 퇴장 속 94분 육탄전 불사
레오나르도 결승골…‘안하무인’ 광저우에 본때
이동국 “경기 도중 발등 찍혔지만 이겨서 통쾌”

포항도 산둥에 4-2 승…한국축구 자존심 지켰다


클럽대항전 이상이었다. 국가의 명예까지 걸린 듯한 전쟁이었다.

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전북 현대와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슈퍼리그)의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G조 예선 4라운드는 시작부터 불꽃을 튀었다. 경기 전부터 팽팽한 신경전이 펼쳐졌고, 휘슬이 울리고 경기가 시작되자 일진일퇴의 공방이 이어졌다. 전북은 수적 열세에 놓이기도 했지만, 후반 31분 브라질 공격수 레오나르도의 값진 선제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두고 광저우에 톡톡히 설욕했다.

지난해부터 계속된 추태로 인해 광저우는 한국축구에 ‘공공의 적’으로 각인됐다. 전북은 지난달 18일 광저우에서 펼쳐진 3라운드 맞대결에선 정인환의 헤딩골이 오심 때문에 무효로 처리되는 바람에 1-3으로 무너지고 말았다. 광저우와의 상대 전적에서도 1승2무2패로 열세에 놓였다. 올 시즌 개막 후 승승장구하던 전북은 광저우 원정 후 급격히 페이스가 떨어져 처음으로 위기를 맞았다. 경기력이 급강하하면서 K리그 클래식에서도 1승1무1패에 그쳤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서도 반드시 광저우에 복수할 필요가 있었다.


● 반복된 아픔…수적 열세 딛고 ‘닥공’ 본때!

그렇게 막을 올린 리턴매치. 추가시간을 포함한 94분 내내 쉼 없는 육탄전이 전개됐다. 전북도, 광저우도 결코 물러서지 않았다. 무더기 경고(전북 4장·광저우 5장)가 나왔고, 크고 작은 부상이 속출했지만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1만9000여명의 홈팬들 또한 “전북”을 외치며 뜨거운 열기를 토해냈다.

전북은 먼저 상처를 받았다. 그러나 이는 훨씬 더 극적인 드라마를 위한 양념이었다. 김남일(후반 14분)-레오나르도(후반 15분)-이동국(후반 16분)의 연속 슛으로 분위기를 잘 살려나가던 전북은 후반 22분 미드필더 정혁이 광저우의 이탈리아 공격수 디아만티를 저지하려다 파울을 범해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전반 43분 이미 경고를 한 번 받았던 게 뼈아팠다.

다행히 전북은 금세 냉정을 되찾았고, 특유의 ‘닥공(닥치고 공격)’ 기조도 유지했다. 결국 후반 31분 레오나르도의 발끝에서 결승골이 터졌다. 대회 2호골. 레오나르도는 후방에서 이재성이 길게 넘겨준 볼을 상대 문전 왼쪽에서 오른발 논스톱 슛으로 골 망을 갈랐다.

달콤한 복수까지 한 골이면 충분했다. 광저우는 이후 거친 플레이로 일관했지만 끝내 균형을 맞추지 못했다. 소중한 1-0 승리를 챙긴 전북은 광저우와 2승1무1패(승점 7)로 동률을 이루며 선두 다툼을 이어갔다. 경기 후 광저우 마르첼로 리피 감독은 “수적 우위를 살리지 못한 건 모두 내 책임”이라며 침통해했고, 전북 최강희 감독은 “꼭 이겨야 했고, 이기고 싶은 경기였다. 모두의 승리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며 기뻐했다. 이동국도 “상대와 경합 도중 오른 발등을 찍혔다. 그런 부상은 처음이다. 그래도 통쾌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한편 E조의 포항은 원정으로 치른 산둥 루넝(중국)과의 조별리그 4차전에서 4-2로 이겨 2승2무(승점 8)로 조 선두를 지켰다. 전북과 포항이 같은 날 나란히 중국팀을 꺾고 한국프로축구의 자존심을 지켰다.

전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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