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워지고, 변신하고… '노트북은 진화 중'

입력 2014-04-04 16:01:23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태블릿PC가 등장한 이후 업계에서는 앞으로 PC, 특히 일반 노트북 시장은 사양산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노트북보다 휴대성이 높고 배터리 사용 시간까지 길며 간단한 문서 작업도 수행할 수 있다. 게다가 인터넷 접속까지 가능해 개인의 업무 공간을 '사무실'에서 '어디서나'로 확장했다. 하지만 노트북은 여전히 필요하다. 큰 키보드와 성능 그리고 사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노트북은 왜 작고 가볍고 배터리 사용시간을 길게 만들기 어려웠을까? 프로세서, 메모리, 그래픽 성능 등 일정 수준 이상으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성능이 높아지면 당연히 전력 소모량이 많아지고, 발열도 커진다. 이를 감당하기 위해 용량이 큰 배터리를 탑재하고, 내부 냉각구조(팬, 내부 공간)를 확보해야 하니 부피가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해부터 PC용 프로세서 최대 공급사인 인텔이 하스웰(4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베이트레일(4세대 인텔 아톰 프로세서) 등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전 세대 프로세서와 비교해 성능을 높였음에도 불구하고, 전력 소모량을 괄목할 만큼 줄였다. 베이트레일의 경우 이전 세대와 비교해 성능이 3배 가까이 올랐지만, 평균 전력 소모량(SDP)는 2W에 불과하다. 하스웰은 처리속도나 전력소모량뿐만 아니라 내장 그래픽의 성능도 크게 향상됐다. 이 덕에 외장 그래픽 카드 없이도 충분한 그래픽 효과를 구현할 수 있어, 전체적인 부피를 줄일 수 있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가트너가 최근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태블릿PC가 PC(노트북)을 대체하는 현상이 둔화될 전망이다. 그리고 PC 판매량 감소분만큼 울트라북(얇고 가벼운 노트북)이나 2-in-1 PC(노트북과 태블릿PC의 장점을 합친 제품) 공급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태블릿PC만큼 가벼워지다

노트북 제조업체는 저전력/고성능 프로세서를 통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노트북을 선보이고 있다. 우선 대표적인 예로 울트라북을 들 수 있다. 울트라북이란 기존 노트북 정도의 성능을 내면서, 무게가 아주 가볍고 배터리 사용시간까지 긴 제품을 말한다. 울트라북의 가장 최신 기준은 HD(1,280x720)급 동영상을 6시간 이상 연속 재생, 문서 작업 등 일반 사용 시 10시간 이상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두께는 23mm 이하에 무게는 1.27kg 이하여야 한다(관련기사: http://it.donga.com/15743/).

울트라북의 대표적인 제품은 소니가 지난해 출시한 바이오 프로 11이다(지금은 PC 사업을 그만뒀지만...). 제품의 무게는 870g이며, 화면을 닫았을 때 가장 얇은 부분의 두께는 연필 두 자루보다 얇다. 내장 그래픽 성능은 사이퍼즈나 디아블로3같은 3D 게임을 구동하기에도 충분하다.


최근 출시된 제품 중에서는 LG전자의 '그램'도 주목할 만하다. 그램의 무게는 960g(스펙상 980g이지만, 리뷰에서 측정해보니 960g으로 나타났다). 바이오 프로 11보다 약 90g 무겁지만, 약간의 차이가 있다. 바이오 프로의 화면 크기는 11.6인치지만 그램은 13.3인치다. 일반적인 노트북 정도의 화면크기다. 여기에 두께는 13.6mm로 얇아, 휴대성도 높다.

태블릿PC를 품다

노트북을 태블릿PC만큼 얇고 가볍게 만들기 시작한 제조사들은 새로운 도전을 한다. 노트북의 태블릿PC화, 즉 2-in-1 PC다. 과거에는 하이브리드PC, 컨버터블PC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지만, 최근에는 2-in-1 PC로 굳어지는 추세다. 2-in-1 PC는 태블릿PC의 장점과 노트북의 장점을 하나로 합친 제품이다. 이름 그대로 제품 하나에 두 가지를 담았다는 의미다. 윈도8 운영체제와 함께 터치스크린을 갖춰 태블릿PC처럼 사용할 수 있으며, 키보드를 기본 제공해 노트북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2-in-1 PC라는 대분류가 있지만, 사용 방식에 따라 부르는 명칭은 조금씩 다르다. 크게 '디태처블', '슬라이더', '플립'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가장 흔한 형태는 디태처블이다. 이는 키보드 독과 윈도 태블릿PC를 하나로 합친 제품이다. 디태처블은 필요할 시 태블릿PC만 분리해서 휴대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최근 등장한 제품 중에는 에이수스 T100을 들 수 있다. T100은 베이트레일을 탑재한 제품이다. 저전력 프로세서를 통해 일반 노트북 수준의 성능을 내면서도 제품의 크기와 무게를 줄였다. 특히 화면을 분리하면 10.1인치 크기에 무게는 550g으로 비슷한 크기의 태블릿PC 수준이다. 안드로이드나 iOS 태블릿PC와 비교하면, 기존 윈도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모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휴대성과 생산성을 모두 챙긴 셈이다.


슬러이더는 버튼을 눌러 화면 아래에 숨어있는 키보드를 꺼내는 방식이다. 이때 화면은 사용하기 좋은 각도로 비스듬히 올라간다. 슬라이더 방식의 장점은 키보드 독을 따로 휴대할 필요 없다는 점이다. 태블릿PC로 사용할 때는 화면을 내리고, 노트북으로 사용할 때는 다시 화면을 올리면 된다. 최근 출시된 제품 중 대표적인 것은 LG전자 탭북2다. 사실 2-in-1 PC 중 가장 흔한 형태는 디태처블이지만, 소비자자 머리에 가장 많이 남는 형태는 슬라이더라고 생각한다. '접으면 탭, 누르면 북'이라는 CM송이 제품의 특징을 잘 표현했다. 탭북2(2014년형 탭북)는 하스웰을 탑재했다. HD급 동영상을 6시간 내외로 연속 재생할 수 있으며, 무게는 1,050g으로 비슷한 크기의 노트북(11.6인치)과 비교해 가벼운 축에 든다.


플립은 일반 노트북과 거의 비슷한 형태다. 그런데 화면을 360도까지 뒤로 넘길 수 있다. 화면을 완전히 넘기면 태블릿PC가 된다. 이런 형태의 제품은 아주 드물다. 레노버의 '요가' 시리즈처럼. 레노버가 꾸준히 출시하고 있는 요가 시리즈는 다양한 형태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일반적인 노트북 형태로 쓰다가, 태블릿PC가 필요하면 화면을 완전히 젖히면 된다. 화면을 270도 정도만 젖히면 거치대에 태블릿PC를 올려놓은 것처럼 사용할 수 있다. 레노버가 최근 출시한 '요가2 프로'는 4세대 인텔 i7 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했으며, QHD+(3,200x1,800) 해상도를 지원한다. 제품 두께는 15.5mm, 무게는 1,390g이다. 앞서 소개한 제품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무겁지만, 화면 크기가 13.3인치로 더 크다.


PC시장, 앞으로는?

사실 전체적인 PC 시장의 규모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데스크톱은 교체 주기가 길고, 노트북의 일부 기능(콘텐츠 소비)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상당수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노트북은 여전히 필요하다. 스마트 기기로는 따라오기 어려운 '생산성'때문이다. 노트북 제조사도 이런 추세를 반영해, 한동안 '울트라모바일' 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차세대 프로세서와 소비자의 새로운 요구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 해당 기사에 대한 의견은 IT동아 페이스북(www.facebook.com/itdonga)으로도 받고 있습니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 포털 내 배포되는 기사는 사진과 기사 내용이 맞지 않을 수 있으며,
온전한 기사는 IT동아 사이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사용자 중심의 IT저널 - IT동아 바로가기(http://it.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