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너∼무 비싼 가격…정부 보조금마저 개인에겐 ‘상상 속 그대’

입력 2014-04-09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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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전기차 시장 확대를 위한 선결 과제는?

일상 주행엔 큰 불편함 없는 성능
제약 큰 정부 보조금 지급 걸림돌
공동주택은 완속충전기 설치 불가
충전소도 부족…인프라 확대 시급


국내 전기차 시장 경쟁 본격화 되나?

현재 국내에서 구입할 수 있는 전기차는 기아자동차 레이 EV와 르노삼성 SM3 Z.E., 한국지엠 스파크EV 등 3종. 또 기아자동차 쏘울EV, BMW i3, 닛산 리프 등이 연내에 출시될 예정이다. 외형적으로는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되는 듯 하다. 하지만 꼼꼼히 들여다보면 전기차 경쟁은 이제 겨우 출발 단계다. 현재 시판중인 전기차 및 출시 예정인 전기차들의 특징과 시장 확대를 위한 선결 과제를 살펴본다.


● 전기차 차종별 특징

소비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점은 전기차의 충전 시간과 한 번 충전 후 주행할 수 있는 총 주행 거리, 그리고 성능이다. 세 가지 제원을 중심으로 간략한 특징을 살펴봤다.

기아차 레이 EV는 1회 충전을 통해 최대 91km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급속 충전시 25분, 완속 충전시 4시간20분 소요된다. 최대출력 68마력, 최대토크 17kg·m의 성능을 낸다. 0km에서 시속 100km/h까지 가속시간은 15.9초가 소요된다.

시판 예정인 기아차 쏘울 EV는 1회 충전을 통해 148km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충전 시간은 급속 충전시 24분, 완속 충전시 4시간20분으로 레이와 동일하다. 하지만 성능은 레이보다 앞선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h에 도달하는 시간은 11.2초 이내며 최고속도는 145km/h, 최대출력 111마력, 최대토크 29kg·m다.

르노삼성 SM3 Z.E.는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135km다. 국내 소개된 전기차 중 가장 넓은 실내공간을 갖췄다는 것이 장점. 급속 충전시 30분, 완속 충전시 4시간만에 충전이 가능하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h에 도달하는 시간은 11.5초이며 최고속도는 135km/h, 최대출력 95마력, 최대토크 23kg·m다.

한국지엠의 스파크EV의 주행거리는 SM3 Z.E.와 같은 135km다. 급속 충전시 20분, 완속 충전시 4시간20분 만에 충전이 가능하다. 최대출력 143마력(105kW)과 최대토크 57.4kg·m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h에 도달하는 시간은 8.5초로 가속력에서는 국산 전기차 중 가장 앞선다.

국내 출시를 앞둔 BMW i3은 1회 충전으로 160km를 주행하며 정지에서 시속 100km까지 7.2초 만에 도달한다.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25.4kg·m로 가솔린 못지않은 파워를 자랑한다.

닛산 리프는 한번 충전하면 135km(미국 기준)를 달릴 수 있다. 급속 충전 시스템을 이용하면 80% 충전하는데 30분이 걸린다. 가정에서는 6.6kW에서 4시간 정도면 충전할 수 있다.


● 전기차 보급 확대 선결 과제는?

차종별 특징과 제원을 살펴보면 당장 전기차를 구매해도 좋을 정도로 일상적인 주행에는 큰 불편함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누구나 전기차를 쉽게 구매할 수는 없다. 이유는 비싼 가격 때문이다.

국산 전기차 가격은 레이EV 3500만원, 쏘울EV 4200만원, 스파크EV 4000만원, SM3 ZE 4200만원선이며, 수입 전기차는 BMW i3 6000만원대(예상), 리프 5000만원대(예상)로 매우 비싼 편이다.

정부 보조금을 받으면 된다고 생각하겠지만 누구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전기차에 대한 환경부 보조금은 1500만원이고, 지차체 보조금은 600∼800만원 수준으로 이를 합치면 보조금으로 2100∼230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전기차 10대 선도도시(제주, 서울, 창원, 광주, 대전, 춘천, 안산, 당진, 포항, 영광)에 한정된다. 그마저도 재원이 한정되어 있어 공모 경쟁을 통해 당첨이 되어야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가장 활발한 제주의 경우에도 공모 경쟁률이 5:1이었고, 사업자나 기관이 아닌 순수 개인이 혜택을 본 경우는 드물다.

이런 까닭에 민간 전기차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정부 보조금 운영 정책 변화는 물론 충전 인프라 확대가 시급하다. 현재 국내 등록된 전기차 충전소는 959개지만 200여개 이상이 제주도에 몰려 있다. 가정용 충전 인프라 역시 정비되어야 한다. 현재는 개인 주택이 아닌 공동 주택(아파트)의 경우 가정용 완속 충전기 설치가 불가능하다. 공동주택 충전 인프라 설치에 대한 제도 및 법규화가 선행되지 않는 한 전기차 시장 확대는 요원하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eren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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