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태 감독. 스포츠동아DB
김 감독이 5선발을 명확히 정하지 않고, 5명으로 로테이션을 돌리려는 이유가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 시즌 월요일 경기를 조건부 부활시켰다. 주말 2연전이나 3연전 가운데 비로 취소되는 경기가 생기면 월요일로 해당 경기를 미루는 방안이다. 9월 인천에서 아시안게임이 열리면 그 시기에 정규시즌을 중단해야 하기 때문에 우천순연 경기가 많아지면 시즌을 제 시기에 끝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주말 3연전의 첫날 비가 와 경기가 연기되면 자칫 9연전까지 치를 수 있게 됐다. 김 감독도 “비가 오면 7연전은 무조건 한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혀를 내둘렀다. 그렇게 되면 정상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기 어렵다. 김 감독이 생각해낸 복안이 ‘5선발 자리에 여러 명의 선발투수를 대기시켜놓고 상황별로 활용한다’다.
LG의 입장에서는 그만큼 선발자원이 좋다는 의미다. 김 감독은 “김선우 임지섭 신정락 임정우 김광삼까지 있기 때문에 상대팀을 고려해서 쓰려고 한다”며 “(김)선우의 경우는 오늘 던지는 걸 보고 어떤 식으로 활용할지 고민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선우는 김 감독의 기대와 달리 이날 1.1이닝 7실점하며 크게 무너졌다. 임지섭도 3-5로 뒤진 2회 1사 1·2루서 김선우의 바통을 이어받아 등판했지만 볼넷 3개를 내줬고, 안타도 맞으며 위기를 넘기지 못했다. 1.2이닝 2실점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김 감독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