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감독이 말하는 한승혁과 박경태

입력 2014-04-19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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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한승혁-박경태(오른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선동열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일찍이 5선발로 좌완투수 박경태(27)를 낙점했다. 하지만 2차례 선발등판에서 그가 보여준 모습은 낙제점에 가까웠다. 시즌 첫 선발등판한 3일 광주 NC전에서 3.2이닝 9실점하며 맥없이 무너졌다. 2번째 선발등판한 9일 목동 넥센전에서도 1.2이닝 만에 5안타(2홈런 포함) 3볼넷 5실점하며 강판됐다.

결국 선 감독은 15일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변화를 줬다. 박경태 대신 한승혁을 새롭게 5선발로 낙점했다. 한승혁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5일 한화전에서 데뷔 후 첫 선발등판해 5이닝 동안 5안타 3볼넷으로 1실점하며 팀 승리의 초석을 놓았다. 최고 구속 153km의 빠른 직구와 포크볼을 앞세워 삼진을 8개나 잡았다. 한승혁은 아쉽게 승리를 따내진 못했으나 KIA는 그의 호투에 힘입어 9회 승부를 뒤집으며 5-4로 이겼다.

한승혁과 박경태의 희비는 앞선 9일 목동 넥센전에서 엇갈렸다. 박경태가 선발로 나섰지만 채 2이닝도 막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고, 구원등판한 한승혁은 힘 있는 투구로 자신의 가치를 드높였다. 4이닝 동안 3실점했지만 4안타(1홈런) 3볼넷으로 넥센의 불붙은 타선을 막았다. 특히 삼진을 6개나 솎아내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마운드에서 자신감이 없었던 박경태와 분명 대조적으로 보였다.

한승혁은 2011년 1차지명으로 입단한 KIA의 유망주다. 하지만 그해 팔꿈치 수술로 등판 기회를 잡지 못했고,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간 불펜투수로 28경기(32.1이닝)에 출전했다. 제구력이 불안하다는 평을 받았으나 한화전에서 이를 극복하며 자리 잡아가는 모습이었다.

선동열 감독은 한승혁에게 중책을 맡기기로 했다. 18일 SK전을 앞두고 “자원이 많지 않은데 어린 선수들에게 한번이라도 더 기회를 줘야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큰 이변이 없는 한 20일 SK전 선발을 예고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선발 로테이션상 20일 등판은 문제가 없다. 선 감독은 15일 한화전을 마치고서 “한승혁이 3회부터 안정감을 찾았다. 20일 등판을 고려해 교체 타이밍을 잡았다”고 중용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중간계투로 돌아선 박경태에게도 믿음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16일 한화전에서 구원등판해 4이닝 3안타 4삼진 무실점으로 부진에서 탈출하는 모습이었다. 더욱이 ‘좌완 필승조’ 심동섭(23)이 돌아올 때까지 그 가치는 이루 말할 수 없다. 희소가치가 분명한 좌완 불펜으로서 쓰임새가 분명하다. 선 감독은 “좌완 불펜은 박경태밖에 없고, 2군에 내려가면 더 안 좋아진다. 시즌 초 부진을 이어갔는데 이젠 (컨디션이)올라올 때가 됐다”고 단단한 신뢰를 보냈다. 선발과 불펜의 보직 전환도 믿음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다.

문학|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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