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고 수업 재개] 다시 학교 찾은 학생들, 서로 위로하며 슬픔 나눠

입력 2014-04-24 09: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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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일시 휴교령을 내린 안산 단원고가 정상 수업을 재개했다. 약 일주일만이다. 이날 등교한 학생은 3학년과 1학년이며 수학여행에 참가하지 않은 2학년 일부 학생은 28일부터 등교한다.

이날 아침부터 학교에는 안산단원경찰서의 인력들이 동원됐고, 교사를 비롯해 자원봉사자들이 학생들의 등교를 도왔으며 학부모, 교사 등 관계자에 외에는 철저히 신분을 확인한 후 출입시켰다.

오전 7시 이후 학생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등교했다. 일부 학생들은 학부모의 차량을 이용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말없이 어두운 표정으로 학교에 들어갔다. 교사들은 등교를 학생들의 어깨를 토닥이며 위로했고 한 학생은 선생님 품에 안겨 함께 슬픔을 나눴다.

이번 참사로 숨진 학생들의 발인도 이어졌다. 이날 오전 7시30분경 고 김시연 학생을 비롯해 운구행렬이 학교에 도착했다. 운구행렬은 학교 운동장을 한바퀴를 돌며 선생님들과 친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노제를 마치고 화장장으로 향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학생들은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학부모, 교사 외에도 고인의 넋을 기리러, 또 남아있는 학생들을 위로하기 위해 멀리서나마 지켜본 주민들도 있었다. 한 주민은 “학생들의 첫 등교를 지켜보며 마음으로 위로를 하고 싶었다”며 “어린 학생들이 허망하게 세상을 떠나 속상하다. 친구를 떠나보낸 학생들 심정은 오죽하겠나”며 눈물을 흘렸다.

학교 근처 문구점 주인 역시 “오랜만에 학생들의 얼굴을 보니 반가움과 슬픔이 교차한다. 지금은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을 정도로 힘들다”며 말을 아꼈다.

수업을 시작한 첫날 1교시는 조회, 2~3교시는 트라우마 떠나보내기, 4교시는 학생 주도 학급회의 순으로 단축수업을 한다. 이튿날 오전에는 교과수업을 한 뒤 5교시와 6교시에 심리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수학여행에 불참한 2학년 재학생 13명은 방문상담을 포함해 개별 상담프로그램을 운영한 뒤 28일 등교 이후에는 1학년과 3학년생과 같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2학년 재학생은 30일 이후 연구년제 교사를 활용해 임시시간표로 정상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경기도교육청 대책본부는 단원고 학생과 교사의 치유회복을 위한 인적 지원 및 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경기도교육청은 우선 구조 후 숨진 강모 교감 후임에 전광수 전 수원화홍고 교감을 발령했다. 학생과 교사, 학부모의 적응을 돕는 회복지원단도 가동된다.

회복지원단은 상담심리치유센터, 교육과정지원단, 행정공보지원단, 콜센터 등으로 꾸려진다.

교내에 설치되는 상담심리치유센터는 전문의와 상담전문인력 50명 안팎으로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요청이 있으면 개별상담도 진행한다.

한편, 16일 오전 인천에서 제주로 가는 여객선 세월호가 진도 해상에서 좌초돼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재 세월호 탑승객 476명 중 사망자는 156명으로 늘어났다.

안산(경기)|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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