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조던 “클리퍼스 구단주 흑인 비하 발언에 혐오감“

입력 2014-04-28 09: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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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농구의 전설’ 마이클 조던(51)이 LA 클리퍼스 구단주 도널드 스털링의 흑인 비하 발언에 항의 성명을 발표했다.

최근 스털링 구단주는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흑인과 함께 다니는 짓을 그만둘 수는 없는 거야? 흑인이랑 같이 있으면 이득이라도 생겨?”라고 말했다.

이 말이 녹음된 음성 파일은 TMZ 스포츠라는 인터넷 매체를 통해 공개되며 논란을 빚었다. 스털링 구단주가 언급한 ‘흑인’은 NBA의 전설적인 선수인 매직 존슨이다.

이들이 다툰 계기는 스털링 구단주의 여자친구가 매직 존슨과 함께 찍은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게재하면서 인종차별 주의자인 스털링 구단주의 불만을 샀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녹음 파일에서 스털링 구단주는 매직 존슨과 흑인들을 “소수 집단(minorities)”이라 지칭하는 한편 “네가 개인적으로 흑인이랑 무슨 사이이든, 무슨 일을 하든 상관없다. 문제는 흑인과의 관계를 왜 공개적으로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다니느냐다”라며 여자친구를 나무랐다.

여자친구가 스털링 구단주의 인종차별 발언에 대해 따지자 스털링 구단주는 “이건 하나의 문화이자 세상의 모습이다. 내 경기(클리퍼스 경기)에 흑인을 데려오지 말라”라며 흑인 비하 발언을 정당화시키는 모습도 보였다.

지난해 기준으로 NBA 전체 선수 중 흑인 선수의 비율은 76.3%에 이른다. 이에 팀 구단주의 흑인 비하 발언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매직 존슨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스털링 구단주가 나와 흑인들이 클리퍼스 경기에 오지 않길 원한다고 한다. 나는 스털링이 구단주인 이상 절대로 클리퍼스 경기를 보러가지 않을 것이다”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어 “저런 사고방식을 가진 구단주 밑에서 일해야 하는 닥 리버스 감독과 크리스 폴이 안쓰럽다. 스털링의 발언은 NBA에 존재하는 암세포와 같다”라고 말했다.

사태가 커지자 NBA 샬럿 밥캐츠 구단주인 조던은 “저는 이 사건을 현 구단주로서 그리고 은퇴한 선수로서, 두 가지 관점에서 본다”며 “구단주로서 저는 물론 동료 구단주가 그렇게 구역질나고 모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는 것에 당연히 혐오감이 든다”라고 밝혔다.

조던은 이어 “은퇴한 선수로서, 저는 무척 분통이 터진다. NBA, 그리고 어디에서든, 스털링 씨가 말한 종류의 인종차별과 혐오는 있어서는 안 되는 것들이다. 우리나라에 그리고 이 높은 수준의 스포츠에 이러한 무지함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이 저를 오싹하게 한다”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지금껏 민감한 정치적 논란 등에 말을 아껴온 조던의 성명 발표는 이례적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NBA 구단주 대부분도 스털링의 발언이 끔찍하다는 것에 동의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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