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발언’ 김시곤 KBS보도국장 사임‥“KBS사장 사퇴해야”

입력 2014-05-09 16:39: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김시곤 KBS 보도국장이 9일 오후 KBS 신관 5층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논란에 대해 긴급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세월호 침몰 사고를 교통사고에 비유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을 빚은 김시곤 KBS 보도국장이 9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국제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임을 표명했다.

이날 김시곤 KBS 보도국장은 “보도의 중립성을 지키지 못한 것에 책임을 지고 보도국장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앞서 김시곤 보도국장은 지난달 말 사원들과 식사자리에서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서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건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김국장은 “세월호 참사는 안전불감증에 의한 사고였으니 안전불감증에 대한 뉴스 시리즈를 기획할 필요가 있다. 한 달에 500명 이상 사망자가 생기는 교통사고에 대한 경각심도 일깨워야 한다는 취지에서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시곤 보도국장은 이외에 ‘뉴스 앵커들의 검은 옷 착용금지 지시가 있었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김국장은 “(세월호 사고 관련) 뉴스특보가 계속되고 있을 때, 앵커가 검은 옷을 입고 나온 것에 대해 시청자 항의가 있었다. 당시 사망자보다 실종자가 많을 때였다. 생사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상복 비슷한 검은 옷을 입는 게 맞지 않다고 생각해 이를 자제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김국장은 “세월호 참사는 여야 그리고 보수 및 진보를 떠나 국민 모두 반성하고 제도의 관행을 고치는 교훈이 되어야 한다. 세월호 사건이 정치적 목적 달성하려는 수단이 되서는 안 된다. 저는 보도 중립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만큼 보도국장을 사임하려고 한다. 공영방송 KBS가 거듭나는 작은 씨앗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국장은 사임을 표명하면서 KBS 길환영 사장의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그는 “KBS 사장은 언론 중립에 대한 확고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며 “사사건건 보도본부에 개입한 길환영 사장은 자진사퇴해야 한다. 또한 보도본부장 임기 3년도 보장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길환영 KBS 사장은 김시곤 KBS 보도국장의 ‘세월호 사고의 교통사고 비유’ 발언과 관련해 9일 청와대 앞에서 항의시위 중인 유가족을 찾아 사과했다.

길 사장은 이날 오후 3시30분쯤 서울 청운동 주민센터 앞을 찾아 “어제 오늘 저희 KBS로 인해 여러분 마음에 다시 한 번 깊은 상처를 드린 부분, 진심으로 죄송하다”면서 “김시곤 보도국장의 정말 부적절한 발언으로 인해 여러분들 마음에 다시 한 번 깊은 상처를 드리게 된 부분에 대해 보도국장을 지휘·감독하는 사장 입장에서 다시 한 번 유족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또 “김국장은 자신이 의도하지 않았던 부적절한 발언으로 인해 여러분께 큰 슬픔을 안겨드린 부분, 또 지금 이러한 불편을 겪게 해드린 부분에 대해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저에게 사의를 표명했다”면서 “돌아가면 바로 보도국장에 대한 사표를 수리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 매체는 8일 밤 김시곤 보도국장이 최근 세월호 희생자들을 교통사고 사망자 수에 비교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은 9일 새벽 KBS를 항의 방문해 길환영 KBS 사장, 김시곤 보도국장과 면담을 요구했다.

KBS 측 관계자는 김시곤 보도국장의 기자회견에 대해 “길환영 사장이 희생자 유가족들에게 사과드린 내용 외에 달리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스포츠동아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icky337



뉴스스탠드